전주대서 경제학 박사학위..."학문으로 후진에 도움주고 불우이웃에 봉사"
지체장애 3급의 사업가가 경제학 박사가 됐다.
23일 있을 전주대 학위수여식에서 박사학위에 총장상까지 받는 최성열 씨(59·전주영광교회 전도목사·전주대 구내서점 사장).
최 씨의 논문은 ‘환율변동이 경상수지, 투자 및 경제성장에 미치는 효과’로 최근 환율 변동이 심한 시기에 시의적절한 논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완주군 이서면 삼태마을에서 태어난 최 씨는 5살 때 마루에서 떨어져 척추가리에스를 앓고, 평생 등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한채 중증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했다.
“10살에 학교에 들어갔지요. 집에서 이서국민학교까지 10리가 넘는 길을 어머니께서 저를 업어서 등하교를 시켰어요. 어머니가 계셨기에 6년 개근에 우등졸업이 가능했습니다. 90세의 노모는 지금도 제가 마음에 걸려서 가끔 제 등을 어루만져주시곤 하십니다.”
전주 신흥중과 신흥고를 다니면서는 하루 2번 다니는 버스를 새벽에 놓치면 2시간 넘는 길을 걸어가면서 책을 보고 다녔던 최 씨. 대학생(전북대 상대 경제학과) 최 씨는 몇 가정을 돌면서 입주 가정교사를 하면서도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다. 대학 졸업 후 중앙일간지에서 4년간 편집기자로 일했던 그는 자영업을 하는 것이 장애인에게 가장 적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자신에게 가장 익은 ‘책’과 관련된 일을 선택했다.
83년 전주 팔달로에서 3평짜리 국제서림을 열었다. 전북대 정문 앞에 분점을 냈고, 전주대 구내서점에 이어 전북대 구내서점도 운영했다.
“전주 국제서림이 발행한 약속어음은 할인이 될 정도로 신용이 좋았습니다. 신용이 자산입니다.”
‘뭣이라도 한다, 내 사전에 중단이란 없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해온 최 씨는 2000년 전주대 구내서점 하나로 정리했으며, 학문적 탐구를 지속해 95년 전북대 경영대학원 석사학위를 받고 2005년엔 전주대 선교신학대학원을 수료해 목사안수까지 받았다.
“장애가 있을수록 더 공부해서 나보다 못배운 사람들을 깨우쳐주고 싶었습니다. 배움이 없어서, 경제활동도 못하는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불러일으키고 싶습니다. 학문으로는 후진들에 도움주는 선배, 목사로서는 장애인들 도와주는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최 씨는 교회에서 다비다선교회장을 맡아 불우이웃을 찾아다니며 봉사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이에게는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오미화씨(53)와 1남 2녀를 둔 그는 아내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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