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1988년 서울 올림픽때 시범종목으로 올림픽 무대에 처음 진출한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부터 정식종목으로 자리잡아 세계적인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었다.
이같은 태권도가 첫 고비를 맞은 것이 2005년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의 올림픽 퇴출종목 찬반투표였다. 판정의 공정성 문제를 비롯 경기흥미가 떨어지고, TV등 미디어 노출 효과도 낮다는 지적을 받으며 퇴출종목으로 거론되는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도 투표 결과 과반수 이상을 획득함으로써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치러질 수 있게 됐다.
태권도는 한국이 전세계에 전파하고 올림픽종목으로 발전시킨 유일한 스포츠로 이 종목의 올림픽 존속여부는 우리 민족의 자존심이 걸린 사안이다. 하지만 고비를 넘겼다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2016년 올림픽종목에 들기 위해서는 2009년에 또 신임투표를 거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권도계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 재미없고 불공정한 경기라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다.
한국인 조정원씨가 총재를 맡고 있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전자호구(電子護具, 첨단 전자칩을 머리및 몸통 보호구에 부착해 타격할 때 득점 여부를 표시하는 장치) 개발에 나선 것도 태권도를 올림픽 종목으로 계속 유지시키기 위한 개혁방안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지난 4, 5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처음 시험대에 오른 전자호구는 아쉽게도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몸통을 손으로 살짝만 쳐도 점수가 올라가고, 전자호구가 없는 부위에서는 점수처리가 안되는등 적잖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연맹측은 촉박한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전자호구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개혁이 완성된 태권도를 선보이려던 야심찬 계획이 물거품이 돼버린 것이다.
무주에 세계 181개국 7000만 태권도인들의 ‘꿈의 성지’가 될 태권도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지속여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전자호구 테스트 실패가 결코 ‘강 건너 불’ 같지 않다. 정확한 판정으로 보다 재미있는 경기가 될 수 있도록 전자호구의 기술적 보완작업을 서둘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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