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01:02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지역 chevron_right 지역일반
일반기사

[명상칼럼] 현재에 충실하라 - 승천

승천스님(정읍 일광사 주지, 전주교도소 불교 교화위원장)

부처님께서 29세에 출가하여 6년 동안 설산에서 고행하시다 그동안의 잘못된 고행주의를 과감하게 다 버리시고 니련선하에서 목욕도 하시고 수자타가 공양올린 유미죽을 드시고 기력을 회복하신 후 보리수 나무아래에 잡초를 깔아 자리(金剛寶座)를 마련하신 후 깨닫지 못하면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장렬한 마음으로 용맹정진에 들어가셨다.

 

용맹정진을 시작한지 일주일째 되는 섣달 초여드레 새벽 여명의 명성을 보시고 대각을 이루셨으니 역사적 대성자 석가모니(석가족의 위대한 성자) 부처님이 마침내 이 세상에 출현하게 된 것이다.

 

부처님이 성불하는 순간, 부처님의 전신이 자금색으로 바꾸어졌으며(진금색 여래) 휘황찬란한 빛(후광, 광배)이 온 누리를 환하게 비추어주셨다고 한다.

 

깨달음을 통하여 고타마 싣달타라고 하는 개인이 바뀌어 지고 어둠으로 짙게 깔려있던 이 세상을 지혜와 자비의 광명으로 찬란하게 비추어주는 부처님 나라로 온전하게 바뀌어 지는 큰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밝음과 소망과 대자유가 생기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이 세상을 희망의 세계로 바꾸어 놓은 고타마의 깨달음은 다름 아닌 연기법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멸하므로 저것이 멸한다.”라고 하는 보편타당한 사실을 깨달으신 것이다.

 

그리고 더욱더 놀라운 것은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연기법은 석가모니부처님과는 전혀 상관없이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누구라도 깨달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진리는 전혀 없던 것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우리 모두와 함께 하고 있었던 것들이 올바른 세계관과 인생관, 가치관을 정립하게 되는 그 순간에 언제라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니 자아성찰을 통한 자아발견이라고 해도 틀린 표현은 아닐 것이다. 자신이 처한 어떤 문제에 대하여 허공처럼 마음을 텅 비운 다음 자기 자신 안에서 자신으로부터 그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이 수반되게 되면 반드시 진리에 도달하고야 만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아성찰의 습관이 전혀 되어있지 않다.

 

다른 사람의 문제에만 관심이 많다. 남의 일, 남의 흉보는 일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바깥 경계(外境)에만 집착하는 사람에게는 진정한 깨달음이 있을 수 없다.

 

깨달음이란 진솔한 것이며 진실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를 여실하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와 미운사람이던지 예쁜 사람이든지 누구라도 포용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자비심으로 우러나올 수 있을 때 부처와 중생과 이 마음에 차별이 없게 되는 것이다.(心佛及衆生 是三無差別)

 

서로가 서로를 의지할 수밖에 없으며 서로가 서로를 의지해야만 하는 생명의 논리 앞에서 우리는 그 어디에도 치우침이 없는 중도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바른 견해, 바른 생각, 바른 언어생활, 바른 직업관, 바른 생활습관, 바른 노력, 바른 기억 등 그 어디에도 치우치거나 편향이 없는 바른 것들이 바로 중도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중도야 말로 바른 것이니 연기적 사고가 곧 중도의 실천인 것이다. 과거의 일을 알고자 하면 현재의 삶을 관조하여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며 미래의 과보를 알고자 하면 현재의 하고 있는 일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현재에 충실한 사람이 연기법을 아는 사람이며 부처의 생명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가장 소중한 것은 현재 곧 지금이며 바로 여기이며 함께하고 있는 우리들임을 한 번 더 마음속에 새겨보는 아름다운 인연이 되기를 간절히 축원하는 바이다.

 

/승천스님(정읍 일광사 주지, 전주교도소 불교 교화위원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지역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