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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의 건축단상] 건축의 목적성

건축은 사용자를 위한 것

최근 우리 지역에서도 타시도의 뉴타운과 같이 일정 지역을 대상으로 새로운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주권의 경우는 지역혁신도시 지역과 서부 신시가지 등을 중심으로 한창 새로운 터들이 마련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터에는 결국 도로, 공원과 같은 외부공간, 그리고 건물들로서 채워질 것이다. 이러한 도시계획적 스케일의 사업은 단일건물의 개별적 신축이 아닌 훨씬 넓은 지역에 대규모 건축공간이 한꺼번에 마련되기 때문에 건축적 파급효과는 매우 지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건축적 역사(役事)가 아닐 수 없다.

 

우리지역에 새롭게 펼쳐질 건축의 앞날을 위해 건축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한번 해본다.

 

건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건축은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 그릇, 기능, 방법이다. 건축 자체가 목적이 될 경우, 그 건축은 인간과의 관계가 소원하게 된다. 건축의 기능적 속성을 생각 할 때 건축은 결코 목적 그 자체가 될 수 없고, 사용자를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 파악되어야 한다.

 

시, 소설, 수필 등의 문학 작품과 회화, 조각, 그리고 작가 본인이 직접 참여하는 행위예술까지 모든 장르의 예술 작품들은 작가 자신의 모습이건, 작가가 보는 주관적 세상의 모습이건, 작가의 사상과 의도가 표현된 하나의 객체로 취급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계를 살펴볼 때 건축 역시 작가의 소유물이 아니며,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건축이 작가의 의도와 사상 등이 배인 디자인, 건축 언어와 형태로써 구성되어 있다 할지라도, 건축 자체는 개별적 생명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축은 작품과 사용자와의 관계의 속성으로 인하여 이러한 다른 예술 장르와 구별된다. 건축은 사용자가 직접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몸담는 그릇이다. 건축가는 그 작품에 대해 의도와 배경에 대해 설명할 수는 있지만, 작품은 완성되고 난 후 사용자의 것으로 돌려지며, 사용자의 수준에서, 기능으로 살아 나가는, 즉 작가에 대해 독립적인 별개의 객체로서 존재하게 됨을 상기해야 한다.

 

처음에는 사용자들의 시선을 한눈에 강하게 끌지만 나중에는 질리게 하는 엉뚱하고 이상한 건축이라면 그것이 작가의 실험적 의도일 뿐이며, 사용자에게는 작가만을 위한 작품일 뿐이다. 건축은 잠시 감상하거나, 보거나, 만져보는 일시적인 대상이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물리적, 정신적으로 몸담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우리지역에서 이루어질 건축의 새로운 역사(歷史)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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