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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업인의 날에 대한 小考 - 황의영

황의영(전북농협본부장)

쌀 한 톨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볍씨를 뿌리고, 모내기를 하고, 풀을 뽑고 하는 모든 일들이 농부의 손이 천 번 이상 가야 쌀 한 톨을 거둔다는 옛말이 있다. 밥 한 톨을 흘리면 호되게 혼나던 어릴 적 밥상 앞에서 엄격한 아버지의 불호령을 떠올리며 밥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가져본다.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온 국민이 인식하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하여 1996년 제정된 농업인의 날이 올해로 12돌을 맞는다.

 

흙의 진리를 탐구하며 흙을 벗 삼아 흙과 살다 흙으로 돌아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열십자(+) 한일(-)을 더하면 흙土가 두 번 겹치는 11월 11일(土月 土日)을 농업인의 날로 공식 지정한 것이다.

 

올해 생명가득 푸른 농촌, 희망가득 미래농업이란 슬로건아래

 

최상의 농식품 제공으로 국민의 건강을, 생명산업인 농업을 한 겨레의 영원한 삶과 문화로,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어 잘사는 부자 한국으로 가자라는 3대 비젼을 가지고 출발하는 제 12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한 우리 농업인들에게는 희망과 비젼을 갖기에 충분함이 있었다.

 

이러한 슬로건이나 비젼 선포식 구호가 일과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정부의 정책적 방향이나 농업인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리 온 국민들이 농업의 가치를 바르게 이해하고, 농업· 농촌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일에 동참하는 일이 중요하다.

 

전국적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는 농촌사랑운동은 온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범국민적 호응을 얻고 있다.

 

농업인의 날 농협에서는 11월 11일을 우리민족의 대표음식인 가래떡의 펼쳐진 모양이 일자(1字)인데 기인하여 가래떡 데이로 정하고, 농협을 찾는 고객 즉 도시민들, 어린아이들에게 우리 쌀로 만든 가래떡을 나누어 주는 행사를 가져 농업에 대한 중요성과 그 가치를 더해 주고 있다.

 

또 우리 전통음식인 가래떡을 통해 우리 쌀, 우리 농산물에 대한 소비문화를 확대하는 교육적 가치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농촌사랑운동을 실천한다는 것 그리 거창한 일이 아니다.

 

고향에 계신 우리 부모형제들이 농사지은 농산물을 직접 구입하여 음식을 만들고 먹으면서 농부들이 흘린 땀과 흙의 정직함을 생각해 보거나, 일손이 부족한 영농현장에 작은 손길을 보태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농촌을 향한 우리 모두의 관심과 사랑 그리고 실천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지금 농업· 농촌은 FTA 등 개방의 파고와 비료, 농약, 유류, 사료가격의 상승이 농업 생산비의 증가로 이어져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거대한 세계화 개방화의 물결을 우리 농업만이 피해 갈 수 는 없다고 본다.

 

다만 그 피해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농업인의 소득과 삶의 질이 안정되고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이 농업· 농촌을 지켜주고, 농업에 대한 관심과 사랑과 응원을 보내 주어야 한다.

 

이제 우리 농업·농촌도 세계 10위권의 경쟁력을 가진 국가에 걸맞게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규모화·고품질생산·경영혁신 등으로 경쟁력 있는 농업육성, 농업인 소득보전제도 확대, 고령화·공동화 되는 농촌에 활력증대를 위한 정부시책의 효율적 추진이 수반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국민 모두 농업과 농촌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우리 농업은 그간 국민의 생존문제와 관련된 식량창고로서의 역할과 함께 민족의 전통문화와 농업 · 농촌의 가치를 보전하고 지켜왔다. 농업인의 날을 맞아 우리 농업과 농촌의 가치, 도·농 균형발전 등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올해로 12돌을 맞는 농업인의 날이 행사자체로만 끝나지 말고, 농업인의 날이 제정된 취지에 맞게 우리의 농업 농촌에 대한 정책과 국민들의 농업 · 농촌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황의영(전북농협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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