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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전주 풍남문·경기전도 위험하다

[현장속으로]도내 목조문화재 220점중 방염제 살포 102점뿐

국보 1호 숭례문이 화재로 전소한 11일 전주시 안세경 부시장과 방재 관련 공무원들이 경기전·풍남문·객사 등 전주시내 주요 목조문화재의 화재 예방시설 긴급점검에 나섰다. 전주시는 이날 발견한 문제점 등에 대해 보완조치를 하기로 했다.../안봉주기자 (desk@jjan.kr)

국보 1호 숭례문이 11일 화재로 전소된 가운데 도내 목조문화재 역시 화재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조건물 인근에 소화전이 설치된 곳은 다섯 곳 중 한 곳에 불과하고 방염제를 살포한 문화재 역시 많지 않아 걷잡을 수 없는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또 관리 인력이 턱없이 모자라 화재예방 장치 역시 부족했다.

 

 

△ 목조문화재에서 담배 버젓이

 

11일 찾은 보물308호 풍남문은 목재 구조물이 바짝 말라 있어 화재 위험이 높았다. 게다가 단청 훼손 등의 이유로 방염제 살포마저 돼 있지 않아 화재가 났을 경우 이내 건물 전체로 번질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주변 울타리는 너무 낮아 누구든 출입이 가능했고 관리 인력이 없어 방화 등에는 무방비 상태였다. 인근에 소화전 3기, 내부에 소화기 10대, 보안업체의 CCTV가 설치돼 있지만 화재예방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풍남문상인회 김홍기 회장은 “밤이면 비행청소년과 노숙자가 제집 드나들 듯 풍남문에 들어가 술 마시고 담배를 피운다”며 “관리 인력이 없다면 풍남문도 숭례문 화재 같은 날벼락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적 339호 경기전 역시 관리 인력 부족에 애태우고 있다. 청원경찰 4명이 2조 맞교대로 일했지만 최근 객사를 관리하던 청원경찰 한 명이 퇴직한 뒤로는 한 명이 객사에 파견 나가고 있다. 따라서 주간에는 한 명의 청원경찰이 경기전 4만9527㎡를 돌아봐야 하는 실정이다.

 

 

△ 미흡한 화재진압 구조

 

화재예방 장치 뿐 아니라 화재 발생 시 효율적 진화를 위한 구조도 문제다. 숭례문 화재와 관련 소방방재청과 문화재청의 유기적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난이 높은 것은 목조문화재 화재 발생 시 진화 매뉴얼이 없기 때문이다. 전북도와 도소방본부에 확인 결과 유기적 협력과 효율적 진화를 위한 매뉴얼은 없었다.

 

전북대 박물관 홍성덕 학예연구사는 “박물관 유물의 경우 화재 발생 시 피난 매뉴얼이 있지만 목조문화재는 화재 진압 매뉴얼이 없어 피해를 더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이 옮아 붙는 속도를 늦추는 방염제 살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내 220점의 목조문화재 중 2003년 이후 방염제를 살포한 곳은 102점에 불과했으며 화재 감지기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소화전은 21%인 46점에만 설치됐으며 화재 보험 가입 목조문화재는 금산사, 실상사, 송광사뿐이었다.

 

 

△ 화재예방 대책은 없나

 

도내 목조문화재의 상당수는 개인소유로 돼 있다. 화재보험 가입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하고 전기시설 등에 대한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행정기관이 개인소유물에 대해 일일이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문화재는 개인 소유일지라도 그 가치는 전 국민이 함께 갖는 만큼 행정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주기적 전기안전시설 점검, 소화전의 설치와 방염제 도포, 소방진입로 확보, 주변 방화림 구축 등 화재 예방 및 이른 진화를 위한 장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또 목조문화재 전문가들은 문화적 가치가 높은 건물에 대해서는 스프링클러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재 목공 기능보유자 선동철씨는 “3~4년이면 다 마르는 나무의 특성 때문에 일본은 목조문화재 등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숭례문 전소 같은 최악의 경우를 막기 위한 차악의 방법이 스프링클러 설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북도 관계자는 “문화재는 보존이 중요한데 스프링클러 설치는 오히려 문화재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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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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