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숫자 '8'을 유난히 좋아한다. 중국인들의 인사말에 '파차이(發財)'라는 말이 있는데 '부자 되십시오'라는 뜻이다. 이때의 '파' 발음이 숫자 '8'의 발음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 숫자를 유별나게 좋아한다고 한다. 즉 8이라는 숫자는 중국인들에게는 행운과 복의 상징인 셈이다. 중국이 올해 베이징에서 열리는 29회 올림픽 개막식을 무더위가 가시지 않은 8월8일 오후 8시8분으로 잡은 것도 이처럼 자신들이 좋아하는 날짜와 시간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은 아시아에서 1964년 일본 도쿄와 88년 서울 올림픽에 이어 세번째 열리는 지구촌 축제다. 중국정부는 중국인들사이에 '100년의 꿈'으로 불리는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개혁 개방이후 이룩한 놀라운 발전상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 이를 위해 올림픽 시설을 '최대, 최고, 최신'의 기준에 맞추고 있다. 준비에 직간접 투입되는 돈만 해도 1조5000억 위안(192조원)으로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다.
개막식 입장권이 암시장에서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것도 국민들의 올림픽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최고 액면가 5000위안(64만원)짜리가 무려 60배나 뛰었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올림픽 개막을 4개월여 앞두고 우려했던 악재들이 서서히 돌출되면서 성공적 개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최근 대기오염에 대한 불신과 중국 인권상황을 이유로 일부 스타급 선수들의 참가 보이콧 움직임등이 그것이다. 올림픽의 꽃인 남자 마라톤의 세계기록 보유자인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선수도 지난 11일 중국의 대기오염을 이유로 마라톤 출전을 포기해 일파만파를 낳고 있다.
지난주에는 마침내 중국당국의 최대 걱정거리였던 소수민족 독립 기도라는 우려가 현실화 됐다. 티베트의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올림픽헌장에는 '올림픽에 정치를 배제한다'고 돼 있지만 대회때 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정치가 끼어든게 사실이다. 미소(美蘇)간 냉전으로 연속 반쪽대회로 치러진 1980년 소련 모스크바와 1984년 미국 LA대회가 대표적 사례다. 중국이 국내외의 민주화 요구와 전세계의 따가운 비판을 어떻게 슬기롭게 수습하고 성공적인 대회로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