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들에서는 '지양'과 '지향'의 의미를 대체로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지양(止揚)'은 부정적인 면을 씻어 내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킴을 말하고, '지향(指向)'은 일정한 방향이나 지점을 가리키거나 향함. 또는 일정한 목표나 상태를 향하여 나아감을 말한다.
이로써 문제의 두 낱말은 '무엇인가를 추구하여 나아감'을 의미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 낱말들이 지배하는 목적어의 의미 자질은 매우 다르다.
'지양하다'는 그 앞에 '씻어 내어야 할 대상'(부정적인 의미 자질)을 요구하는 데에 비하여 '지향하다'는 '추구하여야 할 목표'(긍정적인 의미 자질)을 요구하는 것이다.
(가) 이제부터는 개방화?세계화를 지양해야 한다.
(나) 이제부터는 개방화?세계화를 지향해야 한다.를 두고 생각해 보자.
(가)는 '개방화?세계화'를 버려야 할 대상, 곧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표현이며, (나)는 '개방화?세계화'를 추구해야 목표, 곧 긍정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표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정반대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 엄청난 차이도 결국 표기에서는 ㅇ과 ㅎ의 차이게 불과하며, 발음에서는 :?:(Zero)와 :ㅎ: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니 지양과 지향은 표기에서든 발음에서든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
다음의 두 표현에서 그 의미 차이를 보면, '그것이 곧 중공업 육성 정책을 지양한 효과입니다.'에서는 '중공업을 육성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중공업 육성 정책'을 부정적으로 본 표현이며, '그것이 곧 중공업 육성 정책을 지향한 효과입니다.'에서는 이와는 달리 '중공업 육성 정책'을 긍정적으로 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지양과 지향의 차이는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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