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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소년 범죄예방은 어른들의 몫 - 조계철

조계철(법무부 전주소년원 보호위원)

 

청소년이란 말은 '청년'과 '소년'을 아울러 표현한 것인데, 흔히 '청소년'이라 하면 만 13세에서 만 18세 사이의 사람을 일컫는다.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이 곧 국가의 미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끈다는 것에 동의하는 어른들이라면, 우리 청소년들이 건전하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자 과제라 하겠다.

 

이러한 의무와 과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범죄의 유형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분석,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더 이상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먼저 청소년비행은 성인이 하였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으나 청소년이 저지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지위비행」과 그 자체가 일반범죄에 해당하는 「청소년범죄」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의 예로는 흡연, 음주, 유흥업소 등에 취업 또는 출입, 미혼모의 임신, 가출 등을 들 수 있고, 후자의 예로는 약물남용, 폭력범죄, 성범죄, 재산범죄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범죄의 발생원인은 매우 다양하나 가정적 요인과 학교 또는 사회적 요인으로 크게 분류하여 볼 수 있다.

 

먼저 가정에서 청소년은 유전적 원인 또는 가정환경에 좌지우지 되는 성장과정을 겪어야 하며 그러한 과도기적 성장과정에 있는 관계로 정신적으로 미숙하고 판단력과 자제력이 부족하여 사리판단에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가족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정서적 순화과정을 거쳐 충분히 교정과 개선 가능성 또한 크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부모형제로부터 얻은 지식과 지혜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작은 경험들과 베풀고 받는 사랑을 통하여 무엇이 옳고 그른지, 또 삶의 목표는 어떤 방향으로 잡을지 지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하겠다.

 

가정에서 학교로 진출하게 되는 청소년들은 친구, 선배, 후배 및 선생님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과도기를 보내게 된다. 이러한 인간관계 중 친구와의 연관성은 "아버지는 보물이요, 형제는 위안이며, 친구는 보물이자 위안이다"라고 말한 프랭클린의 말로 대변되며 긍정적 관계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 풍토와 사회적 환경을 만듦에 어른들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청소년 범죄의 상당부분이 기성세대에 의해 형성된 유해환경에 의해 발생되는 점을 감안 해 볼 때 이와 같은 요구가 무리가 아니며 이러한 환경을 대물림한 우리의 죄책감을 상쇄시키기 위해서라도 바람직한 환경조성에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무관심을 먹고 자란 청소년이 사회로 나오게 되면, 무방비 상태로 부정적 환경에 노출되어 습자지가 먹물을 흡수하듯 서서히 어두운 범죄자의 길로 들어설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 가정에서의 성장과정이 학교와 사회에 발 딛는 청소년에게 얼마나 중요한 초석이 되는지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내 집의 아이들만 잘하면 돼지라는 편협한 생각보다는 우리주변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든 청소년들이 내가 챙겨야 할, 우리 어른들이 보살펴야 할 대상이 된다는 넓은 생각으로 개개인이 청소년 범죄예방지도자가 되어 자라나는 새싹들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성인범죄자를 교정, 교화하기에는 많은 사회적 비용이 소요된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보다 좋은, 마치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땅을 북돋아 어린 새싹이 천년을 가는 아름드리 나무로 성장하는 것처럼 초기 교육에 힘써야 하는 것은 우리 어른들 각자의 몫이 아닌가 싶다.

 

/조계철(법무부 전주소년원 보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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