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의 결과는 후보자들에게 달콤한 축배(祝杯)주고 쓰디쓴 고배(高杯)도 안겨주었지만 원래 선거 무대란 항상 그런 것이다. 낙선되었다고 낙망하지 말고 다음기회를 대비한 철저한 자기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당선자는 오만을 멀리하고 민심을 행동거울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정치지망생에게는 중국 고사(古事)의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네글자의 의미를 새겨보는것도 중요하리라. 중국 북쪽 국경지방에 점(占)을 잘치는 한 노인이 살았는데 하루는 그의 말이 북쪽으로 달아났다. 사람들이 그를 위로했는데 그는 복(福)이 올지도 모른다고 태연했다. 몇 달뒤에는 그의 말이 튼튼한 말을 여럿 거느리고 돌아왔다.
사람들은 역시 축하를 하자 그는 다시 두고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 기뻐하지 않았다. 얼마후 그의 아들이 말을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져 다리를 절게 되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 노인에게 위로의 말을 했다. 그러나 노인은 별다른 일이 없는 듯 태연했다. 일년뒤에 북쪽 오랑캐가 침입하자 젊은이들이 모두 군대에 끌려가서 대부분 죽었으나 그의 아들은 부러진 다리 때문에 징집이 안되어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다.
인생은 이렇듯 길흉(吉凶)이 서로 교차하는 것이다. 한국식 새옹지마같은 이야기도 있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아버지가 온갖 고생을 하면서 서울로 유학간 아들의 학비를 대기위해 돼지와 소도 팔았다. 아들이 사법고시에 합격하는날 아내가 죽었다. 얼마후 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되자 땅값이 하늘 높은줄 모르게 치솟아 그는 벼락부자가 되었다.
아들은 출세해서 고위층이 되었다. 그는 돈을 주고 전국구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러다가 아들이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폭로되어 김옥에 갔다. 그는 이를 속상히 하다가 위암에 걸려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정동영 대선 후보와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것은 불운(不運)이 아니라 성경(聖經)의 표현대로 하느님이 그들을 크게 쓰기 위해 시련을 주는 과정으로 해석하면 정치 새옹지마가 될 수도 있다. 큰칼의 쇠는 오랜기간의 담금질이 필요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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