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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사건 '헛수고 수사' 잦다

단순 가출 자녀·배우자 찾아달라고 신고…경찰 하루평균 5건 접수

잇단 초등학생 납치사건과 미흡한 사건처리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경찰이 지난달 26일 전 경찰서에 실종사건 수사전담팀을 꾸린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일선 경찰서는 부부싸움과 가출 자녀 찾기 등 단순가출 수사에 허덕이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달 26일 실종사건 수사전담팀을 편성하고 아동과 여성 실종 시 기존의 '합동심사 뒤 수사착수'가 아닌 '수사착수 뒤 합심' 등 신고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14세 미만 아동과 여성에 대한 신고의 경우 무조건적인 수사에 들어가고 있지만 대부분 신고가 단순가출에 불과해 경찰력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은 경찰 본연의 기능인 강력사건 예방과 검거가 아닌 사람 찾아주는 부서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내고 있다.

 

지난 21일 전주완산서 삼천지구대에 "학교 간다고 나간 딸이 학교에도 가지 않았고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휴대전화 통신내역을 분석하다 전남 순천에서 통화한 기록이 있음을 확인, 전남 순천의 역전지구대와 공조, 순천지역에 바람 쐬러 갔던 A씨(23)를 발견했다.

 

17일 평화지구대에는 "중학생 딸이 학교 갔다가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즉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구대와 강력팀, 실종팀 등 경찰관을 동원 일대 수색을 벌이고 119에 도움을 요청, 휴대전화 실시간 추적 등을 벌였다. 수사결과 실종됐다던 B양(15)은 평소 가출이 잦으며 이날도 학원에 가지 않아 혼이 날까 두려워 집에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경찰관은 "실종신고가 접수되면 휴대전화 실시간 추적과 주변 탐문 등 수사를 하지만 부부싸움 뒤 부인이 친정에 가 있는 줄 알면서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며 "맥 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만에 한 건이라도 진짜 실종이면 문제가 커질 수 있어 무조건 수사에 착수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도내에는 하루 평균 5건 가량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며 한 달이 지난 지금 신고된 사건 중 아직까지 진짜 실종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실종전담팀에는 또 3년 전 실종 신고까지 소급 적용돼 도내 실종전담팀이 떠안고 있는 사건은 모두 1280여건에 달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가족이 집을 나간 이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단순가출마저 무작정 신고하면 수사한다는 점을 악용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납치 의심으로 경찰서에 비상이 걸리면 모든 형사가 밤잠을 설치고 수사에 나서 정작 다음 날의 치안공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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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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