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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인문학자의 위기

언젠가 고려대 인문대 교수들이 이런 선언을 했다."무차별적 시장논리와 효율성에 대한 맹신으로 인문학은 그 존립근거와 토대마저 위협받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오늘의 대학 인문학 위기는 외부적인 요인 ,즉 시장논리와 효율성에 대한 맹신에도 있다는 뜻이다 .

 

또 어느 교수는 오늘의 인문학 위기는 인문학적 정신과 가치를 경시하는 변화된 사회구조와 이를 주도한 정부당국에 있다는 주장도 했다. "인문학적 정신"이란 표현 자체도 애매 모호하지만 인문학의 위기 이유를 역시 사회 탓으로 돌리고 있다.그러나 한국에서의 인문학 위기를 인문학 자체의 위기라기 보다는 인문학자들의 위기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 주장에 의하면 한국의 인문학이 삶의 현장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강단의 위기이며 세상이 한참 변하는데도 강의 노트는 변하지 않는 학자들의 위기이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맹종과 지적 모험보다는 인간관계에 더 연연하는 학풍의 위기이며 반증(!?의 위험을 피해가는 추상적 언어로 가득찬 강의에 대한 위기라는 것이다.

 

또 이런 주장도 있다. 인문학을 인간자체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한다면 인간의 D N A 분자구조를 해명하는 일이 오히려 인문학의 정의에 더 맞는다는 것이다.또 인문학을 인간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 한다면 오히려 철학이나 문학보다도 오늘날 미국에서 활발한 "뇌신경학"이나 "인공지능 연구"가 더 적확할 것이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그동안 인문학자들이 인문학의 동지라고 할수 있는 시간강사의 처우개선에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묻기도 한다.

 

지난 4개월 동안 서울대 인문대 "조직진단"을 해온 김성복 뉴욕 주립대 석좌교수의 말은 시사하는바가 크다. "서울대는 국제화도 더디고 학과 이기주의도 심하다. 인문대 15개 학과가 따로 놀고 학과간 협력과 공생(d?에 대한 고민을 찾아볼수 없다"고 했다. 어찌 이것이 서울대에만 있는 현상일것인가.

 

인간에 대한 연구 이전에 인문학자들 자신들의 자기성찰이 더 필요한 시점이 아닐가. 자신들의 변화가 없이는 인문학의 위기는 더 심화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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