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휘정 기자(문화부)
#1. 전북미술협회가 주최한 '제40회 전북미술대전'. 12일 도내 언론에 보도된 종합대상 작품 제목은 '독수리'와 '소나무와 매'로 나뉘었다. 작가는 '독수리'를 출품했다고 했지만, 심사위원들이 발표한 대상작 제목은 '소나무와 매'였던 것. 같은 작품을 두고 다른 제목이 붙여진 것이다.
#2. 전주시와 문화방송이 주최한 '제34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14일 일부 언론사와 통신사가 민요부 장원과 차상을 바꾸어 보도하는 일이 벌어졌다. 본선 당일 문화방송이 배포한 수상자 명단에서 장원과 차상의 이름이 뒤바뀌어서 기재됐기 때문이었다.
#3. 전북사진작가협회가 주최한 '제40회 전북사진대전'. 일부 사진작가들을 제외하고는 작품접수 기간이나 심사날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13일 심사소식을 '우연히' 알게된 일부 언론만이 취재할 수 있었다.
5월들어 문화예술계에서 치러진 대회 풍경들이다.
각각 미협과 사협이 주최한 공모전은 올해가 40회. '미술대전'과 '사진대전'은 과거 대학교육이 일반화되기 전, 신진작가의 등용문으로서 그 권위가 대단했다. 지금도 도전 초대작가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다. 34회를 치른 대사습 역시 장원을 하고나면 그 다음날로 대접이 달라질 정도로 권위있는 대회였다. 종종 심사시비가 일기도 하지만 대사습의 영예는 여전하다.
그러나 이들 단체들이 보여준 대회 운영모습은 장구한 역사가 무색할 정도로 어설프다. "대회 당일이라 정신이 없다"는 핑계로 언론사의 취재요구에 무성의하게 대응했으며, 결국 같은 결과를 받아들고서도 제각기 다르게 보도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혼란들은 1년 전에도 있었고, 아마 10년 전에도 있었을 것이다.
그 액수가 적든 많든,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아 열리는 대회라면 이런 웃지못할 사태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대회 운영 능력을 어떻게 끌어올릴 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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