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선비정신을 담다' 주제 발표…하드웨어 투자 치중보다 꼼꼼한 역사 연구
"전주 한옥마을이 '천년 전주'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려면 이곳에 깃든 옛 선비정신을 되살려야 합니다. 역사의 주체이면서 변두리로 밀려난 주민들의 삶의 재조명이 진짜 한옥마을의 스토리텔링입니다."
12일 전북대 박물관에서 열린 '전주한옥마을, 선비정신을 담다' 학술 심포지엄에서 함한희교수(전북대 문화인류학·55)는 "한옥마을에 깃든 정신세계와 선비활동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시의 한옥마을 추진 방향이 한옥집이나 유적 재건 등 하드웨어 투자에만 치중됐기 때문에, 한옥마을의 역사가 새로 쓰여져야 한다는 것.
함교수는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간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BK21 조사단과 함께 주민들과 심층면담(구술생애사 방식)을 실시, 교동 토박이 이서우씨를 만나면서 한옥마을 역사의 주체이면서도 소외된 유학자들을 발견했다.
금재 최병심 · 고재 이병은 · 유재 송기면 선생이 바로 그들.
이들은 간재의 학풍을 잇고, 유학의 근본정신과 덕목을 후대에 남기고자 교육에 남다른 공을 들인 선비들이다. 남을 배려하고, 이웃을 위하고, 근검절약하며, 청렴하게 살고, 의리와 기개를 지키는 장본인인 셈이다.
함교수는 "조선 말기 신분제가 문란해지고 양반의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웠어도, 학문을 숭상하고 도덕적이며 윤리의식이 높은 선비상은 향토사회에서 오롯이 남아 존경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전주 한옥마을은 1920∼30년대까지 이런 선비들이 모여 학생들에게 강학과 교육을 해왔던 보기 드문 곳이라는 것.
함교수는 "선비마을이 사라진 것은 선비들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한옥마을을 둘러싼 각종 보존·개발 정책이 이 마을의 역사를 왜곡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옥마을에 가장 한국적인 것을 담겠다는 전주시가 정작100년 전 역사도 정확하게 조사·연구하지 않고, 전통한옥 복원· 신축에만 치중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함교수는 "결국 한옥마을이 '천년 전주'의 정신을 담은 곳으로 거듭나려면 한국 유학과 선비정신의 마지막 불씨를 담았던 곳으로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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