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지방은 없고 수도권만 있다"는 말이 이제 본격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21일 정부가 신지역발전정책을 통해 '선(先)지방 발전, 후(後) 수도권 규제완화' 계획을 발표한지 불과 두달만의 변신인 셈이다.
최근 일련의 조치는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를 노골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선 수도권 국회의원들이 그동안 수도권 규제완화의 방패역할을 했던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무력화하는 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 행정안전부는 지난 16일 주한미군 반환공여구역 주변지역의 공장 신증설 허용업종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 19일 수도권 지역의 그린벨트 100㎢ 해제 방침을, 21일에는 경기도 등 수도권지역 위주의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방침을 각각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최상철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한나라당 경기지역 국회의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수도권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대통령께서도 규제완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내게도 지시한 것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달 25일 열릴 예정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제7차회의는 수도권 규제완화의 종합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역관련 단체가 모인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국회의'는 24일 충남에서 회의를 갖고 결의문 체택과 대정부 성명을 낼 예정이다. 또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수도권 규제완화 관련 법안의 개정 저지와 대규모 서울집회 방안 등도 논의하고 있다.
우리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대결로 가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에 앞서 지방발전을 위한 대안을 먼저 제시하는 게 순서라고 믿는다. 그것은 수도권 규제완화가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을 벼랑끝으로 몰기 때문이다. 규제완화 얘기만 나오면 기업유치가 스톱되는 현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나아가 수도권 규제완화의 근거가 되는 '경기 북부지역의 낙후'는 행정안전부의 제2 낙후도 조사결과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지금 수도권은 고도비만에 시달리고 지방은 기아에 허덕이는 양상이다. 이대로 가다간 두 지역이 모두 공멸할 수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에 신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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