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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한글이름 유감·호감

훈민·정음' '기쁨·고운' '아름·다운…. 남매나 자매의 이름이다. 이외에도 내 주위에는 한글이름이 많다. 우리집 세자매는'윤이나네요'로 한번에 셋을 부를 수 있는 패밀리 네임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 언니를 가졌을 때 꿈속에서 세 공주님을 만났다는 어머니의 선견으로 이름을 미리 다 지으셨다. '윤이나','윤나네','윤나요'.

 

어렸을 때부터 윤나네라는 이름보다 '윤이나네요'로 한꺼번에 불린 기억이 많다. 그 중 언니는 한자 이름을 꼭 써야한다는 할아버지께서 호적에 '윤인아'로 등록해버린 사연도 있다. 나와 동생에게도 한자를 찾아 붙여 주시려고 했지만 난해한 '네'자와 '요'자 때문에 다행히 동생과 나는 원래 이름을 지킬 수 있었다.

 

전북일보에 들어오면서 이름을 소개할 일이 더 많아진 요즘, '고군분투'하는 일이 많아졌다. 물론 25년 동안 노하우가 생겨 내 이름을 한번에 알아 들을 수 있을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자료를 요청할 때 신분확인은 필수. 각종기관의 경우 전북일보 홈페이지 를 통해 기자이름과 기사 검색으로 신분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윤나네'란 이름을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 '나네'라는 이름에 한자가 없어 한자씩 설명하기 어려울 뿐더러 이름이 '나네' 일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하긴 몇년전, 영화배우 주진모씨에게 사인을 받으려다 '나래' '난해' '난애' '나내'등 있지도 않은 이름으로 다섯장이나 사인을 받았던 적도 있다.

 

며칠전에는 이름을 설명하면서 이제까지 들어본 이름을 다 부르다 "아, 만해씨세요?"라고 되묻는 분의 말에 한참 웃었다. 예상에서 벗어난 '만해'. 문화부 선배는 '만해 한용운 선생님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해서 다 같이 웃었다.

 

최근 유행하는 가수 MC몽 노래 '죽도록 사랑해' 에 일반인들이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 넣은 도입부분이 있는데 그 중 '나네야 사랑해' 라고 외친 남성 분이 있다. 주변에서 누구냐는 '상관없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이름이 흔하지 않는 탓에 나는 졸지에 어떤 분의 사랑을 받는 '나네'가 됐다.

 

흔하지 않은 이름탓에 설명하려면 애먹는 일이 많지만 그래도 '윤나네'가 좋다. 부르기도 쓰기도 쉬운 이름 나네.

 

"제 이름은 윤나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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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나네 nane0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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