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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식품산업 수도 만들자] 일본 김치시장 이렇게 뚫었다

오영석 (주)영명 대표, 곰소 젖갈·소금…양념으로 맛 차별화

한국의 대표적 발효식품인 김치가 일본에서 얼마나 통할 수 있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일본 현지인들의 한국 김치 수요는 그리 많지 않으며, 판로 확대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아 보였다. 한국식 발효 김치는 교포들을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으며, 일본인들이 주로 먹는 김치는 맵지 않은 김치다. 한국의 발효기술을 익힌 일본의 유명 식품회사들이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만들면서 한국산 김치는 종주국의 타이틀만 거머쥔 채 실속이 없는 셈이다.

 

그 예외를 만든 곳이 (주)영명의 오영석 대표다. 도쿄 신주쿠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처가방'(세이카보)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게이오 백화점 등 7개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회사 20여명의 종업원이 하루 만드는 김치는 평균 3톤 정도. 자신이 운영하는 19개 음식점에서 사용하기에도 빠듯한 양이지만, 한국 김치의 맛을 일본에 알릴 수 있게 '고급 식품'으로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단다.

 

"일본 김치의 경우 수분이 많지만, 일본 기업들이 소금 등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해 현재 90% 정도의 한국 맛을 따라왔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실제 나고야에 가가미하라라는 회사의 경우 춘천시와 결연을 맺고 우리의 배추 무 종자를 가져다 대량 생산체제에 들어갔으며, '일본 1등 김치'를 외치고 있단다.

 

오 대표는 그럼에도'처가방'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이 있다고 했다. 그것은 양념에 있으며, 곰소 젖갈과 소금을 조달해 김치맛의 차별화를 기했다.

 

25년 전 복싱 선수로 일본에 유학을 갔다 눌러 앉은 그는 80년대 후반 김치와 나물, 김 등의 무역업에 손을 댔으나 수입한 김치의 절반도 팔지 못해 한국 유학생들에게 나눠 주는 일이 다반사였다. 93년 일본인을 상대로 한 식당을 시작하면서 희망을 보았다. 당시만 해도 한국 김치에 맛 들이지 못한 일본인 손님들을 끌기가 쉽지 않았지만, 오늘의 20개 가까운 음식점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바탕이 됐다.

 

그가 운영하는 음식점 종업원 수만 200명에 이르며, 조만간 요코하마에도 음식점을 낼 계획이다. 서울 진출도 준비중이다.

 

대구 출신이지만, 곰소 젖갈과 인연이 돼 전북과 전북 음식에 대한 사랑도 각별하다. 전북도의 빠듯한 재정 사정을 감안해 자신의 소유 건물에 전북도 동경사무소 건물을 무료 임대해줬고, 전북 명예도민증도 받았다.

 

오 대표는 한국의 김치 수출업체들이 일본시장을 공략하려면 확실한 브랜드화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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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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