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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일의 사과산지를 가다] ①아오모리현

태풍에도 안떨어진다는 세계 첫 '합격사과' 생산…품질 향상 끊임없는 노력·유통방식도 다양

사과산업을 지역성장 동력으로 삼은 장수군이 사과산업 육성을 위한 해외 벤치마킹에 나섰다. 장수군 사과클러스터사업단이 일본 사과 주산지인 아오모리와 히로사키를 찾아 사과산업의 현황과 재배기술 등을 시찰했다. 일본의 사과산업 현주소와 장수사과 산업의 대처방안 및 활로개척 등을 두차례에 걸쳐 진단해본다.

 

아오모리현은 일본 혼슈의 최북단에 위치한 인구 143만여명의 도시다. 특히 이곳은 120년의 사과역사를 자랑하며 전국 사과 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제일의 사과산지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이곳은 세계최초로 '합격사과'를 출시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1991년 기록적인 태풍의 영향으로 생산량의 90%가 상품성을 잃는 불운을 겪었지만, 아오모리현 농민들은 낙심하지 않고 태풍 속에서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에 '합격사과'라는 이름을 붙여 비싼 값에 시장에 내놓은 것. 결국 합격사과는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우리나라에도 합격사과가 건너와 수능시험 전후에 적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후지(富士)산을 꼭 빼닮은 이와끼(岩木山)산(해발 1640m)을 등에 업은 아오모리현은 화산활동의 영향으로 토양에 미량요소와 광물질이 풍부하다. 북한의 청진과 비슷한 위도에 있으면서도 혹한이 없는 이곳은 적당한 강수량에 최대 4m에 달하는 적설량으로 인한 보온효과까지 더해지며 단맛과 신맛이 잘 배합된 최상품질의 사과를 생산한다.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농촌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로 재배면적이 감소추세를 면치 못하면서 지난 1965년 6만5500㏊에 달했던 사과재배면적은 현재 4만4100㏊까지 감소한 상태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은 일본정부주도하에 수출대상국별 차별화된 전략으로 재배면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다.

 

아오모리현의 경우 생산량 증가 및 품질향상을 위해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보조로 생산량이 낮은 노목원이나 문우병 발생원을 중심으로 왜화(矮花)재배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본사과가 소비감소와 가격 하락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까닭은 품질개선과 생산량 증가로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7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오모리사과시험장이 '최고사과 생산의 산실'이다. 13.2㏊규모로 재배와 병충해시험 등 연구포장으로 구성된 이곳 시험장은 대목 개발과 생육특성 연구 등 품질향상을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과 기술지원을 해오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사과모형과 재배과정, 병해충 표본, 주요 국가별 생산량 등 사과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관을 운영, 몸에 좋은 사과 이미지를 높여나가고 있다.

 

생산에서부터 판매까지 일일이 신경써야하는 우리나라 농가와 달리 일본농가는 판매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일본사과는 현지수집상, 청과물 도매시장, 협동조합을 통해 주로 판매된다. 현지수집상은 직접 농가에 찾아가 사과를 대형 철제박스에 구입해 선별작업 후 마트나 백화점에 납품하며 공동계산제 방식이다. 청과물 도매시장은 나무상자에 담아 출하되는데 출하자의 이름 대신 조합과 생산자 번호가 표기된다. 농업협동조합을 통해 출하되는 사과는 계약재배로 이뤄지고 있으며, 농협에서 제공하는 콘테이너 박스에 출하되며 4단계로 분류돼 판매된다.

 

그런가 하면 아오모리현에서는 생산자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농산물판매소(미치노에끼·道の驛)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자체적으로 엄격한 규약을 정해 운영되며 사과는 물론 다양한 과일과 채소, 장아찌 등 농산물과 가공품이 판매되는 데 가격은 생산자가 직접 결정한다. 결국 일본최고의 사과는 다양한 유통방식과 소비자 신뢰를 디딤돌 삼아 출하되고 있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의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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