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이비파우더와 화장품에서 잇따라 석면이 함유된 탈크(활석)을 사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석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한 폐광 창고에 많은 물량의 탈크 완제품과 원료가 방치돼 인근 주민들이 건강을 크게 위협받고 있다.
논란을 빚고 있는 폐광은 완주군 소양면 신촌리 송정마을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1980년대 말까지 운영된 뒤 폐광된 이 곳의 4개 창고에는 탈크 완제품 600여톤과 원료 400여톤이 쌓여 있다. 폐광된지 오래이다 보니 창고의 모든 문과 창문은 파손되고, 완제품 포장은 훼손된채 방치될 정도로 관리가 엉망이다. 포장이 뜯겨진 탈크 완제품의 미세한 가루가 바람에 날리고, 일부 창고 밖에까지 흘러나온 탈크가루는 빗물에 쓸려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 우려마저 있다. 폐광 인근에 거주하는 30여 가구 주민들은 석면의 정체와 위험성도 모른채 이제껏 석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던 셈이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산하 국제암연구소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크기가 미세해 흡입하면 폐에 박혀 빠져나가지 않고 20∼30년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독성물질이다. 석면이 원인으로 발병된 질환에는 뚜렷한 치료법도 없다. 석면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는 것도 이같은 유해성 때문이다. 정부가 어제 석면오염 가능성이 높은 탈크를 수입할 때 석면함유 여부를 검사해 석면함유 탈크의 국내 반입을 차단하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다.
탈크는 자연상태에서 석면을 함유한 사문암과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탈크를 가공할 때 석면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치지 않을 경우 탈크 제품에는 석면이 포함될 수 밖에 없다. 완주 소양 폐광에 방치된 탈크 완제품은 1991년 석면 규제안이 마련되기 이전 생산된 제품으로 인체에 유해한 석면을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석면 성분 유무와 함량등을 관리 감독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는 정부조직인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차 이번 파문 전까지 탈크에 석면이 함유돼 있는지를 몰랐었다고 해명하고 있으니 자치단체야 말로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 탈크 완제품이 무단 방치되고 있는 창고와 제품관리를 철저히 해 바람에 날리거나 빗물에 씻겨 하천으로 흘러들게 해서는 안된다. 주민들이 석면의 공포와 위험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폐광지역의 관리 감독을 보다 철저히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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