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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한 남자와 두 여자 그 이상 야릇한 동거

▲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드라마, 멜로/ 96분/ 15세 관람가)

 

남자와 여자, 두 명만 만나면 사랑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만약 세 명이나 네 명이 연인이 되고 결혼을 해야 한다면 인간은 금방 멸망하지 않았을까? 지금도 제 짝을 못 만나 헤매는 처녀총각들이 몇인데 세 명이 서로 마음에 들려면 둘이 만나는 것보다 훨씬 힘들 테니 말이다.

 

'둘이 하면 로맨틱 하고, 셋이면… 환상적일까?' 제법 자극적인 문구가 포스터를 장식한 영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분명 셋이 사랑하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된다. 영화 제목으로 유추하건대 '나'와 '내 남자' '내 남자의 아내' 이렇게 셋의 관계쯤 될 것이다. 하지만 '뭔가'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을 생각이라면 오산.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은 영화답게 키스신과 어깨선 까지 드러나는 베드신이 전부다. 실제로 영화의 원 제목은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Vicky Cristina Barcelona)'로 비키와 크리스티나가 바르셀로나에서 있었던 일을 담았다는 뜻정도 된다. 부디 배급사의 낚시질에 낚이지 마시길. 또,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와 '쌍화점'이 이해하기 힘들었다면 이 영화는 관람을 권하고 싶지 않다.

 

로맨스라면 고통도 달콤하다고 말하는 크리스티나(스칼렛 요한슨)와 그와 반대로 이성이 앞서는 현실주의자 비키(레베카 홀)은 두 달간 바르셀로나로 휴가를 떠난다. 바르셀로나 화랑에서 우연히 만난 화가 후안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에 마음을 뺏긴 크리스티나는 그가 제안한 오비에도 여행길에 오르고, 비키 또한 동승한다. 약혼자와 결혼을 약속한 비키는 안토니오와 거리를 두지만 우연한 기회에 그에게 빠져버리고 마음을 추스를 수 없게 된다. 비키의 사정을 알리 없는 크리스티나는 바르셀로나에 돌아오자 안토니오 집으로 들어가고, 비키의 약혼자 더그(크리스 메시나)는 결혼식을 위해 바르셀로나로 온다. 얼마간 잘 지내는 듯 한 두 사람. 하지만 비키는 점점 결혼에 대한 자신이 없어지고 크리스티나에게는 불청객이 나타난다. 안토니오의 전처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다.

 

홍보물들은 크리스티나, 안토니오, 마리아 세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디 알렌 감독의 의도가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정작 영화에서는 비키의 이야기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평온하고 안전한 삶을 추구하지만 그 아래 다른 욕망을 품고 있는 비키가 바르셀로나의 태양아래 벌이는 일탈이 그 것. 성격은 정 반대인 두 여자의 일탈기쯤으로 보면 되겠다.

 

영화는 끝임 없이 노래를 들려준다. 어떤 신에서 조차 완벽하게 어울리는 삽입곡은 '여름에 들으면 딱'일 것들. 똑 같은 기타인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 나는 스페인 총각의 기타 연주는 작업곡으로 딱 이고 뜻을 알 수 없을 노래지만 영화의 흥을 돋우는 음악은 매력적이다. 대충 만든 도로를 SUV로 달릴 때 노래를 듣는 기분이랄까. 조금은 어색하지만 내레이션으로 나오는 크리스티나와 비키의 감정 상태는 웃기면서도 심각하다. 여성관객은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을 왜 새삼 말할까 하지만 남성관객들은 의외로 '아하!'를 외친다.

 

인물들은 감정에 충실하고 감정 변화에 대한 이유도 확실하다. 당연한 이야기인 듯 하지만 정작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지 못하니 슬플 따름. 끈적끈적한 하비에르의 연기와 스칼렛과 레베카의 연기도 좋지만 안토니오의 전부인 역으로 나오는 페넬로페 크루즈는 정말 압권이다. 천재 감독이라 불리는 우디 알렌과 연기 잘하는 배우들, 빈틈없는 시나리오까지 완벽한 삼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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