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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최정, 극예술창작집단 'T.O.D랑' 창단

지독한 연극 갈증…희곡낭독모임서 길 찾아

첫사랑이 끝나자 마자 연극에 눈이 멀어버린 그녀.

 

2003년 '이화우 흩날릴 제'로 '전북연극제'와 '고마나루 전국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하며 창작극에 허덕이던 지역 연극판에 나타난 젊은 극작가 최정(29). 그가 극예술창작집단 'T.O.D랑'을 창단했다.

 

'T.O.D'는 '연극의 진실'을 가리키는 'Truth Of Drama'의 줄임말. '랑(朗)'은 '아름답고 맑게 밝음, 소리 높이, 또랑또랑하게'란 뜻으로, 'T.O.D랑'은 오늘날 연극이 잃어버린 소리를 찾고 진실한 연극을 꿈꾸자는 의미를 담았다.

 

"한 2년 정도 작품을 쓰지 않은 것 같아요. 한 번 공연되고 마는 현실이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가 낭독모임을 하게 됐는데, 연극이란 막막하기 그지 없는 길에서 새로운 힘을 얻을 수가 있었어요."

 

'T.O.D랑'은 2008년 6월 희곡낭독모임에서 시작됐다. 지역의 연극인, 작가, 연출가 등이 모여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희곡이나 유럽의 신작들을 구해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리 작품을 만들어 읽어보자는 데 생각이 미쳤다. 다들 갈증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낯설고 생소하더라도 소리연극을 타이틀로 내걸었습니다. 배우들이 앉아 단순히 희곡을 낭독하고 소개하던 낭독회와는 달라요. 배역을 맡아 대사를 읊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움직임이나 조명, 소품, 의상 등은 지극히 제한적이죠. 어떻게 보면 신체적이고 스펙터클한 연극이 대세인 지금 흐름과는 반대일 수 있지만, 그 곳에서 연극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T.O.D랑'의 첫번째 소리연극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5월 2일 오후 3시·6시 우진문화공간 1층 공연장). 불교의 저승신화인 삼도천 신화를 풀어냈다. 그가 썼지만, 단원들과 우리의 원형을 소재로 하기로 합의하고 만든 작품이다. 가을에는 무대 공연으로도 선보일 예정.

 

"비슷비슷한 연극들 속에서 조금은 다른 시도를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좋은 희곡을 창작하고 발굴하려고 합니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소리연극이나 사회적 공간이나 일상 공간에서의 낭독공연 등 다양한 기획공연을 통해 연극과 희곡, 소리, 낭독의 예술성을 발견하고 싶습니다."

 

적당히 가볍고 적당히 웃기고 적당히 진지한, '적당한 이야기들'이 넘쳐나는 시대. 많은 것을 덜어내는 대신 소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시각적인 연극은 수동적인 관객을 만들지만, 청각적인 연극은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해 적극적으로 만든다"고 했다.

 

눈을 버리고 귀를 열어라. 그 때 비로소 연극이 귓속으로 걸어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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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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