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3-25 06:33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사설
일반기사

[사설] 盧 전 대통령 국민장, 차분·경건하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민장(國民葬)으로 결정됐다. 국민 전체의 이름으로 추모와 애도의 심정을 담아 거행키로 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당초 유서에서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는 말을 남겼다. 그래서 가족장이 검토되었으나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하고 참배할 수 있도록 국민장으로 치르기로 한 것이다. 심려 깊은 결정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를 도민들과 더불어 비통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나아가 이번 7일간의 국민장이 그분이 평생 추구했던 숭고한 뜻을 새기는 국민화합의 기간이길 기대한다.

 

노 전 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의 아픔을 다독이고자 했던, 국민과 가장 가까운 대통령이었다. 지독히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인권 변호사'로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고, 노동운동을 돕다가 구속되는 시련을 겪었다.

 

정치 역정도 파란만장했다. 편안한 길을 갈 수 있는데도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는 바람에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바보 노무현'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얻었고 결국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재임기간 권위주의 타파와 정경유착및 권언유착 근절, 서민경제 활성화, 남북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특히 지방분권과 지역균형 발전은 어느 역대 대통령도 하지 못한 정책이었다. 수도권 과밀화를 해결하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지방을 살리는 유일한 처방으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라는 부작용도 없지 않았다. 또 비주류 정치인으로서 재벌과 보수 언론 등 기득권층의 집요하고 증오어린 반발에 직면해야 했다.

 

보수세력의 이러한 집요함은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자 더욱 거칠어졌다. 새로운 정권과 검찰, 보수언론들은 비교적 크지 않은 잘못을 물어뜯고 할퀴며 망신주기로 일관했다. 극단적 선택이라는 막다른 골목으로 그를 몰아세운 것이다.

 

그의 비극은 황폐할대로 황폐해진 우리 정치문화의 극단을 보는 것 같아 무섭고 섬뜩하다. 과거 정권 몰아세우기는 이것으로 끝나야 한다. 그리고 보수와 진보간의 끝없는 대립과 반목도 그쳐야 한다.

 

정부 또한 끝없이 줄을 잇는 국민들의 추모 물결에 무슨 뜻이 담겨있는지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했다. 이번 국민장이 엄숙하고 경건하게 치러져 정치문화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였으면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