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천통 응대하며 상담 달인돼…자기개발에도 힘써 자격증만 6개
"사랑합니다. 고객님!"
금방이라도 이 맑은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전라북도 114 서비스 센터 코이드의 백윤자 정보 안내부장(51)은 수많은 전화소리가 오가는 가운데서도 환한 목소리와 얼굴로 사람들을 맞는다.
벌써 30년째 114 서비스 센터에 몸담고 있지만, 전주에 온 지는 겨우 8개월째. 고향이 전라남도 광주이다 보니, 전주가 약간 낯설다. 전주에 대한 첫 인상을 물으니 "조용하고 평안해서 좋아요, 사람들도 유순하구요. 특히 음식맛이 뛰어나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점점 적응을 잘 해나가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 그도 그럴 것이 30년 넘게 일하면서, 전남 목포를 비롯해 다양한 지역에서 일을 해왔기 때문에 어느 고장이건 일단 그 고장의 좋은 면만을 먼저 보려고 애쓰기 때문이란다. 그 지역을 더 잘 이해해야 114안내 업무를 더 잘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
"사람을 상대해야하는 일이 다 그렇겠지만, 하루에 1000통 이상 전화를 받아야하는 업무는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해 애정이 있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어요."
전화로나마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일에 익숙해진 백 부장은 이후 사회복지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지난 97년에는 뒤늦게 야간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남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한 그녀의 노력도 참 부단하다.
사회복지사, 정보처리 기사, 보육교사, 텔레마케팅 관리사, 생활예절 지도사, 콜센터 매니저 까지 그녀가 갖고 있는 자격증만도 무려 6개나 된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됐다는 그녀는 보다 나은 자신을 위해서 자기계발에 힘쓰게 됐다고.
이렇게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노력은 지금의 그녀를 더욱 넉넉하게 만들어준 듯 하다. 언제든 환한 웃음으로 고객을 상대할 수 있게 됐다고.
하지만 114 업무를 하다가 힘든 시절도 있었다. 전화기에 대고 다짜고짜 화를 내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거나, 인생 상담을 해대는 사람들도 부지기수. 상담이 맘에 들지 않으면 직접 쫓아와서 항의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마다 능숙하게 고객을 설득하고 이해시켰던 만큼 그녀는 이제'카운셀링의 달인'이 된 듯 하다.
목소리 관리를 위해 회식 때에도 노래방은 일절 가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의 철학. 하루에 한 두 번씩 꼭 차 마셔 목을 관리하고, 사무실을 깔끔하게 정돈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주말 부부로 광주와 전주를 오가는 힘든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언제든 든든한 후원자로 남아주는 남편과 스스로 할 일을 찾는 고3 수험생 아들에게 항상 고맙고 미안하다는 그는 그래도 고객이 찾는 한 이 일을 놓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곳이 바로 그녀의 있어야 할 곳임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지현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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