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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고산성, 국가 사적지 충분하다

전주는 역사적으로 두 가지 큰 자산을 갖고 있다. 하나는 후백제의 도읍이었다는 사실이요, 또 하나는 조선의 탯자리였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오늘날 전주의 정체성이다. 이러한 정체성은 전주시민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으로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이조 500년의 자산은 경기전을 비롯 조경묘, 오목대와 이목대, 풍남문, 객사 등 유형문화재로 남아 있다. 이들은 한옥마을과 어우러져 각종 문화 콘텐츠 사업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반면 후백제의 도읍으로서 정체성은 희미한 옛 추억의 그림자로만 남아있을 뿐이다. 당시의 발자취는 승자의 논리와 지역민의 무관심 속에 폐허로 변해버렸다. 그러한 폐허속에 유일하게 남은 흔적이 동고산성이다.

 

지금으로 부터 1100여 년전 전주를 중심으로 견훤이 세웠던 후백제는 한 때 후삼국의 제일 강자요, 일본이 우러르는 한반도의 정통세력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한번 무너진 역사는 켜켜이 쌓인 흙더미 속에 묻혀버린 것을.

 

동고산성(전라북도 기념물 제44호)는 그 역사를 증거하는 유일한 물증이다. 견훤이 서기 900년에 전주에 도읍을 정한 후백제의 왕궁터로서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동고산성은 1980년대 처음 발굴을 시작해 올해까지 6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그동안 후백제의 왕궁터임을 입증하는 북문터와 건물지, 주춧돌, 건물 배수로 등 다양한 유구가 발굴되었다. 특히 전주성명련화문와당(全州城銘蓮花紋瓦當)이 발견돼 당시 성의 이름이 전주성(全州城)이었음이 드러났다. 또 백제시대의 전형적인 축성기법도 확인되었다.

 

전주시는 올해부터 2014년까지 총 100억 원을 들여 1500m에 이르는 동고산성의 성곽보수와 회랑도(廻廊道) 정비, 왕궁및 부속건물 재건축 등 백제문화 복원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번 기회에 동고산성터와 주변 부지의 후백제 문화유적을 복원하고 문화재청에 국가사적지 지정을 요청키로 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동고산성이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후백제의 유적이라는 것과 그 터가 비교적 온전히 보존돼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국가 사적지 지정에 인색해서는 안된다.

 

또 이 터는 전주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한옥마을과 연계돼, 전통문화중심도시로서의 컨셉을 한층 돋보이게 할 것이다. 동고산성은 전주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보물같은 존재임이 각인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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