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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디스트릭트9

외계인을 억압하는 인간의 잔인함…수용소에 갇힌 외계인의 운명

▲ 디스트릭트9(SF, 액션/ 112분/ 18세 관람가)

 

요즘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뱀파이어가 유행이라고 한다. 영화 '트와일라잇(Twilight)'과 미국 드라마 '트루 블러드(true blood)' 같은 뱀파이어 소재의 영상들이 인기를 끌면서 그들의 모습을 따라 하고 싶어 한다는 것. 이렇게 인간이 아닌 종족(?)에 호의를 베풀고 있는 요즘, 또 다른 종족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바로 외계인. 손가락으로 교신하며 친구가 되기를 갈망했고, 더 먼 미래에는 옆 집 드나들 듯 교류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들이 우리의 상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디스트릭트 9'의 감독 닐 블롬캠프의 생각의 전환은 외계인의 입장을 바꿈과 동시에 외계인에 대한 인간의 관점을 바꿔 전혀 새로운 외계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를 만든 것. 외계인의 이야기지만 결국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잔인한 영화 '디스트릭트 9'이다.

 

어느 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외계인들이 불시착하게 되고, 요하네스버스 인근 지역에 외계인을 위한 임시 수용소 '디스트릭트 9'이 생기게 된다. 20년이 넘도록 인간의 통제 속에서 살아가는 외계인들. 뛰어난 기술과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구에서 그들이 좋아하는 음식인 고양이 밥으로 바꾸는 데만 사용한다. 그러던 중 외계인 관리국 MNU는 '디스트릭트9'을 강제 철거하기로 결정하고 프로젝트 책임자로 비커스(샬토 코플리) 내세워 철거를 위한 서명을 외계인에게 받아오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비커스는 외계물질에 노출되는 사고를 당하고 유전자 변이로 외계인으로 변해가는데.

 

이 영화는 실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철거 중인 난민 수용소에서 촬영됐다. 남아공 출신인 감독은 흑백논쟁을 보고 '디스트릭트9'을 떠올렸다고 하니 촬영장과 이야기의 싱크로율이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 동안 영화 속 외계인은 우리를 침략하냐 친구가되냐로만 구분 됐다면 '디스트릭트 9'의 외계인들은 힘없고 선택권 없는 약자로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 외계인들의 상황은 판자촌에 살며 강제 철거를 겁내는 사람들, 백인에게 핍박 받는 흑인들, 강대국에 생체실험 당해야 하는 사람들 등 인간 사회 약자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무서울 따름. 결국 이 영화는 외계인의 이야기를 빌어 욕심과 이기심에 사로잡힌 인간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감독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인터뷰 형식을 선택해 현실성을 높이고 인간의 잔인함을 더 잔인하게 만드는 똑똑한 방법을 택했다. 스타급 연기자도 없고 미국이나 유럽이 배경도 아닌 영화. 하지만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재미와 무거운 주제의식을 함께 담은 '디스트릭트 9'은 기존 SF에서 봤던 CG와 견줄만하고 훌륭한 액션신도 빼 놓지 않았다.

 

112분 동안 '디스트릭트9'을 즐겼다고 그 재미가 끝난 것은 아니다. 우선 영화의 마지막을 제대로 이해 했다면 2편이 만들어질 가능성에 기대감을 갖게 될 것. 끝나는 순간부터 2편을 기다리며 개봉 시기를 점쳐보게 될 것이다. 또, 영화관에 비치 돼 있는 영화의 팸플릿을 챙겨보길 권한다.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 '외계인 금지' 스티커가 숨어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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