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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자 활개 소비자만 '봉'

이·미용 교습소등 공공연한 임대·대여 기승…단속·적발 어렵워

우리 사회에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버린 자격증 임대와 대여.

 

일반적으로 자격증 임대와 대여는 무자격자가 자격증을 빌려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더욱이 자격증 취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애초부터 남의 자격증을 빌려 사무실을 운영하려는 무자격자들의 불법 행위도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무자격자들의 불법 행위는 곧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적극적인 단속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자격증 대여가 가장 만연된 곳은 이·미용업계.

 

전주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박모씨(43)는 "자격없이 미용실을 운영하던 이모에게 대여비를 올려달라는 요구가 계속돼 자신이 자격증을 취득, 대여하고 일정액을 받아왔다"며 "나중에 직접 미용실을 개업하려고 했을 때는 이 같은 사실이 경력인 것처럼 꾸며져 대학 학생회관 미용실 입찰에도 쉽게 붙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전주 효자동에서 피부미용실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피부관리 직원들도 대부분 관련학과 재학중이거나 이 분야를 지원하는 사람들"이라며 "우선 현장에 투입돼 종사하면서 나중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개업하는 형태"라고 전했다.

 

공인중개사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공인중개사 자격증 임대료는 주로 월 평균 30만 원씩 지급하거나 임대료 20만 원에 매매 수수료 일부를 떼어받는 식이다. 그러나 불법 영업을 적발했더라도 이들이 책임을 회피하면 계약자들은 보상도 못 받고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행정에서 단속을 통해 적발, 고발한 무자격 공인중개사 영업행위는 최근 3년 동안 단 1건에 그쳤다. 주변의 제보나 신고가 없으면 현실적으로 적발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북도 관계자의 답변.

 

각종 학원이나 교습소도 무자격자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도내 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김모씨(30)는 취업이 어렵자 군산시 나운동 소재 자신의 아파트에서 피아노 학원을 교습소 형태로 운영하며 생계비를 벌고 있다. 어렸을 적에 배운 피아노가 전부인 김씨는 "일부러 초등학생들만 봐주는 형태로 가르치고 있다"며"가끔 피아노 실력이 월등히 좋은 아이가 찾아오면 두렵다" 고 밝혔다.

 

전주시내 한 미술학원에서도 미술을 전공하지 않고 경력이 없는 40대 여자 강사가 수년간 아이들을 상대로 미술을 지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학부모들 반발이 컸었다. 이 강사는 그동안 지도사항을 상세히 표시한 미술전문교육업체에서 나오는 교재로 미술교습소를 운영해 왔던 것.

 

지난 6일 익산시 모현동 소재 한 태권도장에서는 관장의 자격을 문제삼으며 관장의 이력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기록된 전단지가 유포돼는 일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전단지에는 "생체 지도자 자격증이 없는데다 사범자격증도 지난 2007년에서야 취득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수년간 도장을 보냈는데 도대체 지도할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무엇을 배웠을까 싶어 한탄 스럽다"고 성토했다.

 

해당 태권도장은 지난 2002년도 개원했지만 자격을 갖추지 못해 선배의 명의를 빌려 운영해 왔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도 자격증 대여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관련법상 건설업 면허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본금 외에 해당 기술자를 일정 수 이상(토목 6명, 건축 5명) 보유해야 하지만, 이들 기술자들을 모두 채용할 경우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토목·건축 기술자의 경우 초급은 연 200만원 안팎, 중·고급은 300∼350만원 가량을 지급하고 자격증을 대여하고 있다. 조경·환경·산업설비 기술자들은 연간 초급 300만원, 중·고급은 600만원 선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실제 채용하지 않고 자격증을 대여해 형사처벌 및 행정처분을 받는 기술자와 업체들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전북도는 지난 1월 건설기술인협회와 국토지리원 등에서 통보해온 자격증 대여 혐의업체 14개사에 대해 조사한 결과 2개업체에 대해 50만∼75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린데 이어, 최근 건설기술인협회와 경찰청에서 통보해온 2개사 7명의 기술자에 대해 현재 실사를 진행중이다.

 

행정과 해당기관 관계자들은 "점검대상이 많은데다가 생계형으로 암암리에 이뤄지는 자격증 대여가 많아 철저한 단속과 적발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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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식·백세리·윤나네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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