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전주시장)
요즘 전주한옥마을과 덕진공원 등 전주의 명소에는 낯선 모습의 이국인들이 유난히 자주 눈에 띈다. 태국 드라마'같은 태양아래 지평선'을 촬영하고 있는 태국 국영방송 관계자들 때문이다. 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가수 라이언이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이번 드라마의 최종 촬영지로 전주시가 낙점되면서 배우와 스태프를 포함한 60여명의 태국인이 전주를 방문, 이번 달 말까지 체류하면서 전주의 아름다운 늦가을 풍경을 앵글에 담게 된 것이다.
이번 드라마는 내년 1월부터 태국 전역에 방영될 예정인데, 전체 촬영 분량의 80% 이상을 전주에서 소화할 정도로 비중이 매우 높아 전주를 아시아에 알리는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또 이들의 체류비나 촬영·조명 장비 대여 등으로 2억여원의 경제유발 효과까지 기대될 뿐만 아니라 진화와 발전 방향을 점쳐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제 한류는 한국에서 제작한 문화콘텐츠를 수입하는 기존의 일방적 유통 수준에서 벗어나 한국문화를 적극 이해하고 이를 자국의 정서에 맞는 문화콘텐츠로 재창조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한국문화가 아시아 어디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보편성과 아시아 문화강국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향후 한류로 인한 인·물적 교류와 파생산업이 진일보할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류 확산에 전주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통문화중심도시'인 전주는 다양한 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상을 비롯한 각종 문화콘텐츠로 이를 가공·재창조해낼 수 있는 최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도시로 우뚝 섰다. 그 동안 영화영상산업 육성을 위해 공을 들여 마련한 상림동 영화종합촬영소와 전주영화제작소, 영상정보진흥원 등 다양한 시설과 한스타일 산업을 통해 세계화 전략을 모색해 온 문화자산이 한류의 확대와 맞물려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드라마로 맺어진 태국과의 인연은 벌써부터 관광·행정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이끌어내고 있다. 태국의 간부 공무원들과 언론사 기자단, 대형 관광업체 관계자들이 속속 전주를 찾아 오는 13일까지 체류한다. 방문기간 동안 드라마 촬영현장 스케치는 물론 드라마와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전주의 선진행정도 소개하게 된다. 그만큼 전주시는 이번 태국 드라마 촬영과 관계자 방문을 통해 일본∂중국 관광객에 치우쳐있던 전주관광시장을 동남아 시장으로 확대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며, 이를 위해 이들의 정서에 걸맞은 매력있는 관광상품 개발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전주가 지닌 문화적 자산과 다양한 영상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국내에서 제작하는 영상물은 물론 해외팀의 로케이션도 적극 유치, 전주를 새로운 한류열풍의중심도시로만드는데전력을다할것이다.
전주의 태국 드라마 촬영 유치와 지역간 교류 활성화 정책은'지속가능한 한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전주만의 해법이라 생각한다. 전주시는 올해'ASIART JEONJU(아시아트 전주)'라는 영문 슬로건을 내걸고 아시아와의 문화교류에 힘쓰고 있다. 이런 전주가 촬영을 유치한 첫 번째 해외드라마의 제목이'같은 태양 아래 지평선'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드라마를 통해 전주와 태국이 양 지역의 우호증진과 문화발전이라는 넓은 지평선을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좋은 예감이든다.
/송하진(전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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