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스러운' 영화가 보고 싶은 주말!
영화는 가리지 않고 다 보는 편이지만 본 영화가 쌓일수록 미국식 영화에는 정이 떨어진다. 영상이나 스케일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가장 훌륭한 나라'임을 은연중 광고하는 부분 때문. 예를 들어 영화 '스파이더맨'처럼 재미있게 잘 보고 나가려는데 마지막 장면에 떡하니 성조기가 휘날린다거나(전 시리즈가 다 그렇다) 최근 개봉한 '2012'처럼 미국인이 제일 잘났다는 내용이 깔려있는 경우가 그렇다. 만든 사람 마음이지만 아무리 봐도 적응 안 되기는 마찬가지. 그래서 '우리나라스러운' 영화 두 편을 골라봤다. 고르는 기준은 지극히 개인적이었지만 '우리나라스럽다'는 데는 동의하게 될 것.
▲ 홍길동의 후예 (액션, 코미디/ 117분/ 12세 관람가)
영화 개봉 전 이시영과 이범수의 '물어뜯는' 키스신이 화제가 됐었다. 영화의 내용과는 거리가 멀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 하지만 영화를 보고난 입장에서 이 홍보는 마이너스 요인이라 생각된다. 이렇게 괜찮은 소재와 액션이 있는데 왜 하필 키스신 홍보였을까.
고교 음악교사 홍무혁(이범수) 동생인 고교생 찬혁(장기범) 대학교수 아버지 홍만석(박인환) 어머니 명애(김자옥)는 낮에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밤에는 의적활동을 벌이는 홍길동 가문의 후예다. 요즘은 정재계를 아우르는 실세력이나 욕망을 위해 어떤 불법도 자행하는 이정민(김수로)의 비자금을 훔치는데 여념이 없다. 평화로운 날을 보내던 어느 날 이정민과 홍길동 가문을 함께 조사하던 검사 재필(성동일)이 무혁의 연인인 연화(이시영)의 오빠로 밝혀지고 그를 돕던 정보원까지 자살을 선택하자 어려움에 처한다.
한국식 코미디 물이 지겨울 수도 있지만 역시 강점은 강점. 그 동안 쌓아온 코미디 내공이 그대로 발휘 되는 영화다. 무엇보다 '스파이더맨' 이나 '슈퍼맨' 같은 외국산 슈퍼히어로를 흉내 내 만든 '짝퉁' 캐릭터가 아닌 우리 고전에서 찾아낸 홍길동이라는 인물이 매우 매력적. 괜찮은 아이디어와 한국식 코미디가 만나 잔재미와 큰 웃음을 만들어 낸 것이다. 슈퍼히어로 영화답게 자동차 추격전을 비롯한 액션 신들 또한 부족함 없이 담겨, 있을 건 다 있는 영화를 완성시켰다.
▲ 닌자 어쌔신(액션, 범죄/ 98분/ 18세 관람가)
일단 총평을 먼저 하자면 기대만큼 좋았던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티켓 예매순위 2위(네이버 기준)를 달리고 있고 미국에서도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어 기대감을 가져 볼만은 하다.
고아인 라이죠(정지훈)는 비밀 닌자 양성 조직 '오주누파'에게 거둬져 훈련을 받고 세계 최고의 인간 병기가 된다. 어느 날 조직에 의해 친구가 무자비하게 죽는 것을 보고 조직을 뛰어 나온 후 행방을 감추고 복수를 준비한다. 한편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한 정치적 암살사건을 추적하던 유로폴 요원 미카(나오미 해리스)는 일급비밀 문서를 손에 넣고 그로 인해 라이조의 라이벌 타케시(릭윤)가 이끄는 '오주누파'의 표적이 된다. 우연히 미카를 구해 낸 라이조는 두 사람을 쫒는 오주누파와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되는데.
뚜껑을 열어 본 '닌자 어쌔신'은 딱 하나 결정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 바로 형편없는 시나리오. 완벽에 가까운 액션 연출과 다양한 동양무술의 등장에도 완성도를 급격히 떨어뜨리고 만다. 무엇보다 황당한 결말은 관객을 희롱하는 수준. 그래도 체지방률 0%라는 비의 몸매는 실컷 감상할 수 있으니 티켓 값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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