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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로사헤어봉사단

30여명 매주 두차례 이미용 봉사…장애우·노인 찾아 7년째 나눔

2004년 결성된 로사헤어봉사단에는 전문 미용사와 전주시자원봉사센터에서 교육을 받은 이들 등 3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desk@jjan.kr)

전주시자원봉사센터 로사헤어봉사단(회장 김연분)은 '사랑의 가위손'으로 통한다. 6년 전부터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어려운 이웃의 머리를 무료로 깎아주는 봉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결성된 것은 2004년부터. 미용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김연분 회장을 비롯해 지인들과 함께 '로사헤어봉사단'을 결성했다. 김 회장의 세례명을 따 이름 짓고, 전주시자원봉사센터에서 이·미용 교육을 받은 이들과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이웃과 정을 나누고 싶어하는 이들로 꾸려졌다. 이·미용 봉사가 멈출 수 없는 일상생활로 자리잡은 회원들은 30여 명. 봉사하는 날이면 미용실 문을 과감히 닫는 김 회장을 비롯해 기초교육을 받고 커트를 할 줄 아는 회원들만 남았다. 40대부터 80대의 '할머니 헤어디자이너'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머리 깎아주려고 기다리는데, 장애인들이 제 뒤에 길게 줄을 섰어요. 저는 '최선을 다해서 깎아야겠다'는 마음밖에 없었는데…. 그때 힘을 많이 얻었어요. 장애인과 노인을 돕는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죠." (김연분 회장)

 

이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다. 소양 한마음사랑병원, 완주 신세계병원 등이 주된 무대. 추운 날에도, 더운 날에도 머리를 깎느라 몸은 녹초가 되지만, 깔끔해진 머리에 함박웃음을 짓는 이들을 보면서 사는 맛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돈을 주고 머리를 깎는 곳보다 여기가 더 정성을 들이고 마음을 편하게 해 줘 이곳만 찾는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은 말.

 

지난해 7월 전북대 해외봉사단과 나선 베트남 이·미용 봉사는 회원들의 뇌리에 가장 많이 남는 경험이다. 오지 마을인 까닭에 이발소나 미용실이 없는 데다 40도가 넘는 더위로 종일 머리를 자르느라 심한 근육통도 생겼다고 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자세를 새삼 뒤돌아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15년 이상 봉사를 한 저도 그때처럼 힘들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하루에도 수십 명씩 머리를 잘랐으니까요. 엄마들이 집에 있는 가위로 얘들 머리를 마구 잘라놔서 더벅머리인 얘들이 어찌나 많던지. 힘들어도 그걸 보고 놔둘 수가 없었어요."

 

회원들은 할아버지 할머니 머리카락이 자신의 얼굴에 묻은 줄도 모르고 가위를 움직이면서도 "매달 이날만 기다렸다는 듯 찾아오는 노인들을 볼 때마다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며 웃는다.

 

갑작스런 한파로 수지침·이혈요법 봉사단과 함께 나서는 이동봉사는 2월까지 중단됐지만, 날씨만 풀리면 이들의 가위질은 다시 바빠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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