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2-07 04:32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람들 chevron_right 일과 사람
일반기사

[일과 사람] 한올한올 사랑 뜨는 '뜨개질 명인' 박재숙씨

행복한 가게의 목도리 전달 소식 듣고 53개 선뜻 기증

"힘닿는 데까지는 돕고 살아야죠!"

 

3년 전, 뜨개질 하나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물. 속옷부터 생활 용품까지 직접 떠 입을 정도라는 뜨개질 명인(名人).

 

35년 경력의 뜨개질 베테랑 박재숙씨(55.전주시 노송동)를 소개하는 말들이다.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손뜨개한 '작품'을 이웃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준다는 그를 만나러 전주시 노송동 '에덴털실'을 찾은 19일 오후.

 

그리 넓지 않은 가게 안에는 뽀글뽀글 파마를 한 10여 명의 아주머니들이 옹기종기 둘러 앉아 손뜨개를 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멋진 터번을 두르고 서서 순식간에 140코(뜨개질 매듭 단위)를 잡아내는 놀라운 솜씨만 봐도 박씨임을 한 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아이고~뭐 큰 일이라고 여기까지 오셨어요!"

 

기증 받은 헌물건으로 이웃을 돕는 '전주 행복한 가게'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목도리를 전달한다는 본보 기사(2009년 12월 17일 1면)를 본 박씨는, 그길로 지금껏 손뜨개 해 둔 목도리들을 모조리 행복한 가게에 기증했다. 그 때 보낸 목도리만 모두 쉰 세개. 온 종을 뜨개질에 매진했다는 봉사자들도 스무 개 남짓 완성한 것에 비하면 세 사람 몫은 거뜬히 해 낸 셈이다.

 

"몇 개나 되는 지는 모르는데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다니까 뭐든 주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전에 제가 만들어 둔 것들을 조금씩 손 봐서 보냈죠. 제가 할 수 있는게 뜨개질이니까 이렇게라도 돕고 싶었어요."

 

별 일 아니라며 쑥스러운 듯 손사래를 쳤지만,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보내고 보니 백령도부터 제주도까지 박씨의 손뜨개 작품이 전달되지 않은 곳이 없다고.

 

"이젠 함께 나누고 도우면서 살고 싶어요. 서로 행복할 수 있잖아요.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목도리나 장갑은 마음을 전한다는 의미가 크잖아요. 하지만 목도리만으로 생계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보니 제가 경제적으로 여유만 있다면 생활비라도 보태고 싶어요. 그래서 열심히 벌어서 언젠가는 기부도 함께 하려고요."

 

외로워도 슬퍼도 뜨개질만 하면 다 잊게 된다는 박씨. 그는 오늘도 이웃을 위해 변함없이 거기, 그 자리에서 한 땀 한 땀 사랑을 뜨개질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세리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람들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