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것인가, 싸울것인가…생사를 건 선택 VS 다섯번의 데이트, 사랑의 줄다리기
▲ 의형제 (액션, 드라마/ 116분/ 15세 관람가)
6년 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의문의 총격전. 국정원 교원 한규(송강호)와 남파공작원 지원(강동원)은 그 곳에서 처음 만나게 된다. 작전 실패로 책임을 지게 된 한규는 국정원에서 파면당하고 지원은 배신자로 낙인 찍혀 북에서 버림받는다. 그리고 6년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고, 신분을 숨긴 채 접근을 감행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둘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친구이자 형제 같은 끈끈함 마저 생기는데. 그런데 6년 전 그날처럼 지원에게 북으로부터 지령이 내려오게 되고, 지원과 한규는 인생을 건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한다.
애초에 송강호와 강동원이 썩 잘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었다. 이상하다고 말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둘이 같이 만들어 내는 장면을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 두 배우는 정말 천상 배우다. 그들이 웃으면 관객도 따라 웃고, 숨 쉬면 같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가슴 찡한 슬픔과 절대 끊어지지 않는 긴장의 끈 까지 강동원과 송강호의 시너지 효과는 대단했다. 그렇다면 이들의 연기력을 이렇게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감독은 누굴까? 바로 '영화는 영화다'로 인상적인 데뷔를 치른 장훈 감독이다. 이 전작을 본 관객이라면 다른 듯 닮은 두 영화의 모습에 '아하'하고 무릎을 칠 것.
'쉬리' 이후 남북한의 모습을 담은 영화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 중에서도 '의형제'는 가장 사람 냄새가 나는 영리한 변화를 꾀했다. 변화의 중심에는 감독이 있고 그 변화를 온전히 완성시켜준 것이 강동원과 송강호 인 것. 만약 어느 것 하나라도 부족했다면 '의형제'는 이만큼 빛을 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무엇 하나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정도의 미를 지킨 영화라면 '의형제'를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스포일러가 될지 몰라 결과를 밝힐 수는 없지만 그 동안의 남북 영화가 대부분 비극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의형제' 만큼은 해피엔딩이면 좋겠다.
▲ 헤이트 발렌타인데이 (코디미, 멜로/ 89분/ 12세 관람가)
벌써부터 발렌타인데이를 겨냥한 달달한 영화들이 개봉하기 시작했다. 솔로부대의 일원으로써 마음은 아프지만 다행히 이번 밸런타인데이는 설 연휴. 보고 싶은 영화를 보러 설날 극장을 찾았다가 상처받기 싫다면 사랑영화는 미리 관람하는 센스를 발휘하자.
제네비브(니아 바르달로스)는 사랑이 즐겁기만 하다. 어떤 남자를 만나든 5번의 데이트로 관계를 정리하는 그녀이기에 이별의 상처나 스트레스 따위는 없기 때문. 그러던 어느 날, 제네비브의 꽃집 옆에 스페인 식당이 생기고, 주인인 그레그(존 코벳)와 데이트를 시작한다. 과거 그레그는 연애를 할 때마다 항상 차였고, 제네비브의 데이트 방법이 합리적이라고 생각 하는데.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둘은 서로에게 더욱 빠지게 되고 데이트 룰을 어기고 싶지만 누구 하나 상처 받을 것을 걱정해 먼저 나서지 않는다.
사랑을 하는 동안에는 많은 거짓말을 한다. 그것은 자신을 위해서기도 하고 상대방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사랑이 끝나는 순간에도 거짓말은 따른다. 바빠서 연애를 못하겠다든가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대사 말이다. 이렇듯 제네비브는 전형적인 거짓말쟁이다. 자기 자신은 쿨한 척 행동하지만 사실 사랑에 기대하고 두근거리다가 그 후에 올 이별의 아픔에서 도망치고 싶은 것. 그레그도 별반 다르지 않다. 상처받는 게 두려워 언제나 거리를 둔 사랑을 해온 남자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두려워하는 두 남녀가 만나 '진짜 사랑'을 찾는 이 사랑방랑기는 조금은 익숙하고 뻔한 로맨틱코미디 답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사랑이란 원래 그런거 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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