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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태무형문화유산축제가 남긴 것 - 윤성진

윤성진(2010 전주 아시아태평양 무형문화유산축제 예술감독)

 

 

경인년, 축제의 서막을 열었던 '2010 전주 아시아태평양무형문화유산축제'는 전주에 들어서는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 기공식을 기념하고, 전통문화중심도시 전주가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무형문화유산 중심도시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올해 처음 열린 아태무형문화유산축제가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낸 데에는 전주 시민의 높은 참여의식과 문화수준이 일등공신이다. 여기에 전주시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 후원기관인 문화재청과 전라북도,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아태무형유산센터, 중요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 등의 협력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 축제는 '아시아의 뿌리, 아시아의 영혼'처럼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전통문화 명인들을 통해 아시아 무형문화유산이 현대 아시아 문화의 창의성의 원천이자 다양성의 근원이 되어 왔음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물론 형식면에서 예산 등 축제 규모가 크지 않아 욕심껏 다양한 국가의 공연을 초청할 수 없었지만, 그 성과는 알뜰살뜰했다. 특히 아시아 주요 국가의 국보급 해외 공연을 국내 중요무형문화재와 비교한 공연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전통 공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한국과 아시아 각국의 전통문화를 비교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무대였다.

 

이번에 공연된 인도의 쿠티야탐, 인도네시아의 와양인형극, 일본의 하야치네 카구라 세 작품 모두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국보급 공연문화재이다. 주목할 점은 동양의 인형극 전통이 인도에서 발원해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국과 한국 및 일본으로 전파되었다는 점인데, 이런 동양 전통 공연예술의 흐름을 이번 축제기간에 초청된 공연팀의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주인공의 무용담을 포함한 신화적 스토리의 전개, 상징적 캐릭터의 등장, 의인화한 신적 형상의 등장 등 여러 공통점과 무용극, 인형극, 전통 춤 이라는 장르 구분에 따른 차이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아쉬움도 남겼다. 준비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점과 축제 규모에 걸맞는 적절한 예산 규모의 미확보 그리고 국내 공연에 대한 해설기능의 강화, 사진 전시를 위한 적절한 공간 확보, 축제 행사장과 행사장을 연계할 수 있는 동선 마련 부족 등 축제 기획 단계부터 예상했던 문제들이 소소하게 발견됐다.

 

여기에는 숨은 공신 자원활동가이다. 2대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소수정예 인력들은 '문화틔우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외지인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줬으며, 전주지역의 대학생이 중심이 된 문화틔우미 블로거들은 대형 축제 수준의 온라인 홍보 효과를 발휘해 네티즌들에게 축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역할을 잘 수행하였다.

 

많은 분이 내년 아태무형문화유산축제를 묻는다. 앞으로 전주시가 이 축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간다면, 아태무형문화유산전당이 완공되는 2013년경에는 한국의 전통문화중심도시가 아닌 세계의 무형문화유산 중심도시로 인식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살아있는 문화재들이 전주로 몰려 오도록 만드는 전주의 대표축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윤성진(2010 전주 아시아태평양 무형문화유산축제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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