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식품클러스터추진단 수석전문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전세계적으로 공업화가 진전되면서 우리가 사는 지구환경은 날로 열악해져왔다. 이산화탄소와 프레온가스 등이 대량으로 공기 중에 방출되면서 지구온난화로 인해 도처에서 사막화, 물부족, 식량부족, 환경파괴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의 악화는 결국 우리 인류의 생명을 위협할 수밖에 없기에 세계의 각 나라들은 독자적으로 또는 연합하여 환경파괴를 방지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갖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최근 우리나라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농림수산식품업을 새로운 생명산업(Life Industry)으로 규정하고, 향후 우리나라의 녹색성장을 견인하는 중추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이의 일환으로 오는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aT센터에서, 농림수산식품산업의 다양한 생명기능을 소개하는 '생명산업D.N.A展'도 개최될 예정으로 있다.
생명산업이란 자연자원, 즉 미생물, 동식물 등 생명자원과 광석 등 천연물질 그 자체 또는 이를 관리?활용하여 인간에게 유익한 부가가치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산업을 일컫는다. 식물과 동물을 생산할 뿐 아니라 곤충을 이용한 인공수분, 천적관계를 활용한 생물학적 방제 등을 실시함으로써 국민들의 다양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림수산업이 생명산업이라는 것에는 반론(反論)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덧붙여 미생물 등의 발효기능을 활용하여 2차 산품인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식품산업 또한 생명산업이라 할 수 있다. 지구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미생물은 발효식품, 기능성식품 등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식품산업을 고부가가치 생명산업으로 이끄는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기원전 6000년 전부터 효모를 가지고 맥주를 만들었던 인류는 곰팡이를 이용하여 치즈를 만들고, 초산균을 이용하여 식초를 만드는 등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식품을 일찍부터 만들어 생활해왔다. 발효(醱酵)란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분해되는 현상으로, 예를 들어 미생물 중의 하나인 효모는 무기호흡을 통해 에탄올과 이산화탄소, 에너지 등을 만들어낸다. 미생물은 이와 같은 발효기능을 통해 인간을 포함한 또 다른 생명체들에 이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우리의 전통식품인 김치는 김치유산균, 간장은 누룩곰팡이, 청국장은 콩과 볏짚 등에 붙어 있는 바실러스균의 발효기능으로 만들어지며, 낫도, 요구르트 등 외국의 전통식품도 낫도균, 젖산균 등의 발효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발효식품이다. 최근 농촌진흥청에서는 대추발효 미생물제를 개발하여 젖소의 설사 발생을 억제하고 폐사율을 낮추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래 환경에 대한 불안과 더불어 건강지향형 소비가 확산되면서 세계적으로 미생물 등을 활용하는 바이오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2006년부터 최근 3년간의 바이오산업 생산규모가 17.6%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바이오식품은 전체규모의 30%를 차지하면서 바이오의약분야와 함께 바이오산업을 이끌고 있는 핵심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CJ경영연구소 등 국내외의 많은 연구기관들이 향후 기능성식품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제약(製藥) 및 바이오분야의 첨단기술들이 식품분야에 도입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식품산업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생명산업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전략산업이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식품산업에 대한 R&D투자방향은 발효식품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식품분야는 물론, 성인병의 예방 및 개선, 항암 및 면역 강화, 비만방지, 노화억제 등 소비자들이 갈망하는 건강지향적 트렌드에 맞추어, 미생물을 활용한 천연농산물 기능성소재의 발굴과 제품화 기술개발,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개발 등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영주(식품클러스터추진단 수석전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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