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손잡고 스크린산책
추석 차례상만큼이나 영화판도 풍선하다. 긴 연휴를 맞아 TV특선 영화도 양질로 라인업 했고 극장가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대목을 맞아 기대작들이 모두 개봉 한 것이다. 추석이라는 시기적인 이유 때문인지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도 대거 포진했고 스릴러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연휴를 채웠다. 이것이야 말고 골라 보는 재미 아니겠는가.
- 슈퍼배드(애니메이션, 가족/ 95분/ 전체관람가)
소소한 범죄를 일삼던 주인공 그루는 누군가 이집트 피라미드를 훔쳐가자 이 사건에 자극을 받게 된다. 그는 세계 최고의 악당이 되기 위해 다른 사람이 절대 훔칠 수 없는 것, 달을 훔치겠다고 마음을 먹는데. 달을 훔치기 위한 최신식 장비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아원의 세 소녀들을 맡게 된 그루. 그루는 이들과 지내며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악당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소녀들을 키우는 일이란 걸 알게 된다.
어른들 영화 못지않게 다양하게 등장하는 무기들이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 3D적 요소를 적절히 살려 흥미를 끌뿐 아니라 훈훈함 가득한 교훈적인 이야기도 아이들에게 좋은 요소다. 소녀시대 태연과 서현이 처음 도전하는 목소리 연기도 무난한 수준.
- 캣츠 & 독스2(액션, 코미디/ 82분/ 전체관람가)
미션임파설블이 아니라 미션개(犬)파서블?
개와 고양이의 계속되던 전쟁이 끝나고 찾아온 평화. 그러나 한 광기 어린 고양이가 복수의 발톱을 갈고 있었다. 한때 고양이 정보국에 몸담았던 키티는 숙적인 개 종족은 물론 동료였던 고양이와 인간들까지 제거하려는 음모를 계획한다. 야욕을 불태우는 키티 때문에 세상이 멸망할 위기에 직면하자 개와 고양이 종족은 동맹을 결심하고 전례 없던 연합작전을 펼치는데. 세상을 위해 앞발을 맞잡은 그들, 세계최초, 하늘을 나는 '개양이' 특공대가 떴다.
친근하게 느끼는 동물, 개와 고양이가 등장하고 선과 악이 뚜렷하게 나눠지는 스토리는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초등학생들까지 모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 전체 관람가 영화답게 선의 승리와 다분히 교육적인 이야기지만 엉뚱하고 발랄한 동물과 인간의 화합이 웃음을 짓게 한다. 추석 가족영화로는 안성맞춤
- 시라노 연애조작단(멜로, 코미디/ 12세 관람가)
'시라노 에이전시'는 연애에 서투른 사람들을 대신해 연애를 이루어주는 비밀 연애 조작단이다. 그들의 신조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 안 한다' . 어느 날 에이전시 대표인 병훈(엄태웅)과 그의 작전요원 민영(박신혜)은 예측불허의 의뢰인 상용(최다니엘)을 만나게 되는데. 스펙은 최고지만 연애는 꽝인 상용이 사랑에 빠진 여자는 속을 알 수 없는 사랑스런 외모의 희중(이민정)이다. 그런데 의뢰인의 사랑 희중의 프로필을 본 순간, 병훈은 고민에 빠지고 마는데.
사랑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가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가장 큰 매력. 위트 넘치고 남녀의 연애심리를 솔직하게 반영한 대사들이 젊은 관객층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연애를 하며 궁금했던 점이나 상대방의 속마음이 궁금했다면 시라노 에이전시에게 맞겨보자. 그 사람의 마음은 곧 당신 것이다.
- 그랑프리 (드라마/ 109분/ 12세 관람가)
경주 도중 사고로 인해 말을 읽고 자신감까지 잃어버린 기수 주희(김태희)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제주도로 향한다. 그 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우석(양동근)을 만나고 그의 격려와 도움으로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얻는다. 여기수로는 최초로 그랑프리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경주마 탐라와 다시 시작하게 되는데.
말과 사람의 교감을 온데간데없고 어설픈 로맨스만 남아버려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점점 늘어가는 김태희의 연기력과 은근한 양동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면 '그랑프리'는 괜찮은 영화. 또한 배경이 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역동성 넘치는 경주 장면들이 영화표 값은 메울 수 있을 것이다.
- 퀴즈왕(코미디/ 121분/ 15세 관람가)
김수로, 한재석, 임원희 등 포스터를 가득채운 연기파 배우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장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니 이 영화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방송 이래 단 한 번도 우승자가 나오지 않은 133억짜리 퀴즈쇼. 우연히 마지막 정답만 알게 된 15인이 우승 상금을 놓고 엉뚱한 퀴즈쇼를 펼친다.
웃음보다 감동을 주려는 의도가 빤히 보임에도 웃지 않고는 넘어갈 수 없는 장면이 가득하다. 더욱이 관객들까지 마치 영화 속 퀴즈쇼에 참가한 것 마냥 집중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 큰 웃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소한 재미가 가득하고 풍자적이면서도 위트가 묻어나는 대사들이 영화를 채우고 있다. 각기 다른 개성으로 어필하는 15인의 캐릭터 또한 제몫을 다하고 있으니 '퀴즈왕'을 찾으면 이번 추석이 무료할 틈이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