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도 좋고 재미도 있고…우리가락 널리 알리 터"
"신명나는 우리 가락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전주 금암노인복지관에서 사물놀이를 가르치는 이영종씨(71·전주시 송천동)는 풍물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전북도립국악원 풍물반에 등록, 3년간 배웠어요. 실력이 월등하지 않아 어디가서 명함은 내밀지 못하지만 사물놀이에 대한 열정만큼은 프로 못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공무원으로 30여년 간 후학양성에 힘을 쏟았던 이씨는 지난 2008년 군산 월명여중에서 정년퇴임했다. 퇴임 후 이씨는 더 바빠졌다.
"어린시절, 사물놀이를 통해 즐거움을 찾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배우고 싶었지만,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바라보기만 했었습니다. 퇴직 후 사물놀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꽹과리와 장구 등을 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씨는 전북도립국악원에서 사물놀이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배운 뒤 전주 금암노인복지관 풍물반에 등록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물놀이 강사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게 되면서 풍물반은 해체됐다.
"한 순간에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지 못하게 되자 허무했죠. 장구와 북, 꽹과리, 징 소리를 듣지 못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온 몸이 근질거리더라구요."
사물놀이를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몇 명의 노인들과 함께 동아리를 결성, 연습을 시작했다.
"다른 사람보다 먼저 배웠다는 이유로 선생님이 됐습니다. 이 후 사물놀이의 매력에 점점 더 빠져들었죠."
사물놀이를 만만하게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물놀이를 쉽게 생각하고 무작정 뛰어든다"면서 "사물놀이는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면 오산이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고유 문화가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는 이씨는 학교에서 우리 것을 보다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통 문화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져 가는 이유는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시대가 바뀌고 많은 것이 변하고 있지만, 학교에서 전통과목을 개설해 지속적으로 가르친다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 힘든 줄 모른다는 그는 "사물놀이를 하면 건강도 좋아지고 사는 재미도 있다"면서 "가지고 있는 지식을 하나라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남은 여생의 즐거움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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