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17 16:57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주말 chevron_right 볼만한 영화
일반기사

[볼만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그녀와 함께 달콤한 여행…지친 삶, 일탈 꿈꾸다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드라마, 멜로/ 139분/ 15세 관람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미국의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일과 결혼생활, 그리고 한 남자와의 뜨거웠던 사랑을 뒤로 하고 긴 여정을 떠난 리즈라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것. 원작이 된 이 소설은 미국 전역에서 베스트셀러로 기록되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특히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작자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실제 이야기가 바탕이 됐다는 것과 세 나라의 매력이 골고루 담겨있는 점, 그리고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겼다는 것이 인기의 비결. 그리고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이 원작의 매력들을 바르게 담고 있다. 스토리와 전개를 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주인공의 내레이션을 삽입해 소설의 느낌을 가미한 것. 비록 원작소설만큼 한 여성의 자아 찾기가 세세하게 다뤄지지는 않고 있지만 영화라는 매개체의 한계임을 생각한다면 제 역할은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안정적인 직장과 번듯한 남편, 맨해튼의 아파트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주인공 리즈(줄리아 로버츠). 그러나 언젠가부터 이게 정말 자신이 원했던 삶인지 의문이 생긴 서른 한 살의 그녀는 결국 진짜 자신을 되찾고 싶어진다. 그리고 용기를 내 정해진 일상과 인생에서 벗어나 보기로 결심하는데. 어느 날, 남편에게 이혼통보를 한 리즈는 우연히 찾아온 새 연인과의 사랑도 뒤로하고 일 년간 여행을 떠난다. 이탈리아에서 다양한 음식들을 신나게 먹고 인도에서 뜨겁게 기도하고 발리에서 자유롭게 사랑하는 리즈의 새로운 모습. 그녀가 원하던 진짜 삶을 찾은 리즈는 이제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도 품을 수 있지 않을까?

 

일탈은 누구나 꿈꾸지만 이룰 수 없는 욕구다. 항상 반복되는 회사일과 책임이 주어진 가족, 그리고 때론 의무처럼 느껴지는 사랑까지 우리에게 일탈을 꿈꾸게 하는 압박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뿌리치고 새 삶을 찾는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일. 삶의 일부분인 직장이나 배우자를 선택하는 게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그 일탈을 리즈를 통해 대신 이뤄준다.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가진 여행지를 통해 리즈의 자아 찾기와 새 삶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관객인 우리는 그녀의 일탈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일탈 뒤에 올 불안함 보다는 새로운 성공을 내다보는 것이다.

 

문득 알랭 드 보통의 여행 에세이 '여행의 기술'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여행은 비록 모호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일과 생존 투쟁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삶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다.'

 

삶의 연장선에 있는 여행이지만 우리는 그 여행을 통해 삶에서 탈출하고자 한다. 비록 결과가 분명하지 않고 불안할지라도 떠날 수 있는 그 용기가 중요한 것은 아닐까. 한 걸음 물러서서 진짜 인생을 찾으려고 한 리즈의 여행담이 피곤한 하루하루를 사는 우리에게 작은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