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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을 지리산 연보라빛 벌개미취 만발-정용상

가을!

 

코끝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이 불고, 그 바람 가운데에는 들녘의 곡식과 각종 열매가 잘 익으라는 보살핌의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을입니다.

 

이런 가을이 오면 하늘 바람에 가느다란 허리를 맡기며 고운 얼굴로 웃는 코스모스와 함께 쑥부쟁이니 구절초니 하는 국화과 식물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습니다.

 

가을을 대표하는 국화과의 식물 중 하나인 우리나라 토종 국화, 벌개미취! 벌개미취의 학명은 Aster Koraiensis로 속명인 Aster는 희랍어 '별'에서 유래된 것으로 별처럼 생긴 꽃 모양이란 뜻이며, 종명의 Koraiensis는 '한국산'이란 뜻입니다. 학명에서 잘 나타나듯이 벌개미취는 다른 나라에는 없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국 특산식물이며, 북한에서는 별모양의 뜻을 담아 "별개미취"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우리가 부르는 벌개미취는 벌개미취와 닮았지만 꽃이 더 작고 숫자도 많은 개미취에 벌판, 들판을 뜻하는 '벌'이 합쳐져 '벌개미취'가 된 것입니다.

 

가을에 흔한 국화과 식물이지만 우리나라의 특산식물인 벌개미취는 6~10월에 개화 하는 대부분의 국화과 꽃이 그렇듯 가운데 노란 꽃밥이 있고, 주위에 연보랏빛 꽃잎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꽃밥과 꽃잎이 아니라 하나하나가 모두 꽃입니다.

 

국화과 식물을 한번 자세히 관찰해보면, 꽃밥으로 보였던 그 노란색 하나하나가 모두 꽃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길쭉한 모양의 잎은 줄기에 어긋나 달리는데, 단단하고 양끝이 뾰족합니다. 전체적인 키는 50~80cm 정도로 자라며 햇빛이 잘 들고 습기가 충분한 계곡 주변으로 배수가 잘 되고 영양분이 풍부한 사질 양토에서 잘 자랍니다. 그러나 워낙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라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데, 억척같은 삶을 일구신 우리네 할머니의 모습과도 닮았습니다.

 

이렇듯 자연은 계절에 맞춰 변화된 아름다움을 우리들에게 선사합니다. 올 가을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 모두가 자연에게 그 고마움을 표현하는 마음으로 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했으면 좋겠습니다.

 

올가을, 계곡을 따라 펼쳐지는 지리산 오색단풍의 향연에 장단을 맞추어 가을바람을 닮은 벌개미취의 고운 연보랏빛을 만끽할 수 있는 국립공원으로의 여행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정용상(국립공원 지리산 북부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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