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두 마리 토끼 다 잡자'
다음 달 두 개의 큰 대회를 앞둔 한국 펜싱 대표팀이 27일 태릉선수촌에서 미디어데이를 열어 출사표를 밝혔다. 아울러 지금까지 훈련해오던 44명의 대표팀을 종목별 4명으로 압축한 최종 명단도 발표했다.
펜싱 대표팀 김용률 감독은 "아시안게임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선수권대회도 올림픽 출전권 포인트와 랭킹 때문에 둘 다 놓칠 수 없다"면서 "아시안게임에서는 지난 대회의 금메달 4개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4일부터 13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귀국했다가 15일 광저우로 향한다. 아시안게임 펜싱 경기 일정은 18일부터다.
한국 펜싱은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7개, 동메달 3개로 든든한 '메달 효자' 역할을 했다. 안방에서 열린 2002년 부산 대회를 제외하면 최고 성적이다. 이번에도 금메달 4개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미리 보는 아시안게임'으로 불렸던 지난 7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 6개, 은메달 5개, 동메달 6개를 따 종합 우승을 차지해 기대감을 높였다.
아시안게임 직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도 소홀히 할 수 없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좋은 대진운을 위해서는 랭킹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여자 플뢰레 간판스타인 남현희는 "예전에는 세계선수권대회가 다른 대회와 떨어져 있어 감각이 떨어진 상태에서 출전했는데 이번에는 계속 준비하면서 감각을 유지했다"면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지만 자만하지 않고 컨디션 조절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에는 아시안게임에 나가면 긴장하고 초조했지만 이제는 즐길 수 있게 됐다"면서 "다시 2관왕을 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 개의 큰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은 최초로 해병대 훈련도 치렀고 휴일도 없이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지금까지 했던 훈련 중 가장 혹독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남자 에페 세계 랭킹 3위 정승화는 "정말 쉴 틈없는 강행군을 했다"면서 "몸이 힘들고 부담도 컸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김용률 감독은 "프랑스와 중국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이라 체력과 정신력에서 앞서야 한다고 생각해 독하게 했다"면서 "체력적인 면은 물론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기량도 많이 올라왔다"고 훈련 성과를 밝혔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컨디션 조절과 중국의 홈 텃세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도하 대회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친 오은석은 "저의 라이벌은 저 자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중국에서 하는 대회인 만큼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방심하지 않고 효과적인 공격을 펼쳐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변수가 도사리고 있지만 대표팀은 기존 멤버와 신예 멤버 간의 조화와 경쟁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보고 있다.
남현희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전희숙은 "큰 대회에서 현희 언니를 한 번은 이기고 싶다"면서 "언니가 너무 잘해 따라가기 힘들지만 기술과 체력을 보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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