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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광복회 최초 여성 지부장 임명 조금숙씨

"논개처럼 호국정신 알리는 데 여생 바칠 터"

조금숙 광복회 전라북도지부장. 이강민(lgm19740@jjan.kr)

"독립 정신을 국민 정신으로 승화시키는 게 광복회의 목표이자 제가 마지막까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9일 오전 광복회 전북지부 사무실에서 만난 조금숙(73) 지부장은 12일 취임식을 앞두고 선열들의 구국과 호국 정신을 알리는데 여생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달 4일 전북지부장에 임명되면서 이미 각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조 지부장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광복회 최초의 여성 지부장이라는 점에서 또 한 번 이슈가 되고 있다.

 

조 지부장은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한 독립운동가 염재 조희제 선생의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선친 염재 선생은 임실 출신의 유학자로 구한말 항일운동가들의 행적을 담은 '염재야록(총 6권)'을 편찬한 사실이 발각돼 경찰 조사를 받다 울분을 참지 못해 자결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후 주요 활동에 관련된 자료가 모두 일본에 압수돼 후세에 널리 알려지지는 못했다.

 

조 지부장은"아버지는 당시 야록 발간을 이유로 임실경찰서에 끌려가 조사를 받은 뒤 울분을 참지 못해 자결하셨습니다. 광복회 지부장을 맡은 것은 못 다 이룬 아버지의 뜻을 받들겠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후대에까지 깊이 선열들을 기리는 마음을 새겨주고 싶은 욕심이 든다"고 말했다.

 

조 지부장은 지난 2000년 장수교육장으로 퇴임하기까지 45년 동안 교단에 선 교육자이기도 하다. 그는 전북 최초 여성 초등교육장이라는 또 하나의 수식어를 갖고 있다.

 

"도전을 망설이지 않는 성격이다보니 처음으로 하는 일이 많네요. 아직도 여성이 앞장서는 것을 곱게 보지 않는 시선도 많아요. 처음엔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이젠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활동할 정도의 내공은 있죠."

 

교육계에서 물러난 뒤 여성의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조 지부장.

 

장수교육장 시절 농촌 여성들이 지역적 한계로 자기 계발과 문화 생활에 제한을 받는 것이 안타까웠던 것이 계기가 됐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논개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을 직접 구상, 지도해 매년 공연을 한 것이 올해로 16회째.

 

"왜장을 껴안고 진주 남강으로 뛰어든 '주논개'의 삶에 저를 대입했죠. 여성도 스스로 자신의 의지와 뜻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에서요. 그렇게 여성단체 활동을 시작하면서 전라북도여성단체협의회장까지 지냈죠. 여러 모로 논개와 인연을 맺게 되면서 지난달에는 '제4회 주논개 추대자'에 선정됐습니다."

 

아름답고 건강하고 역동적인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논개의 뜻을 따르고 싶다는 조 지부장은 여성계에서 몸담은 10년 동안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총체적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평생을 전북을 벗어난 적이 없는 토박이로 지역에 대한 애착이 큰 만큼 폭넓은 활동으로 다양한 직함도 갖고 있다. 현재 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 공동대표이자 애향운동본부 부총재, 전북예총 자문위원, 사랑의모금운동본부 이사, 전북교육청 교육협력위원 등 스스로 전북인의 정신을 갖추기 위해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도민들의 분열과 갈등을 중재하며 화합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노사 분규가 있으면 항상 현장에서 제 역할을 찾아 나서고 싶습니다. 제 일과 제 몫을 따라 제 길을 가고 싶거든요."

 

도내 광복회원은 720명. 하지만 국가 유공자에 대한 법 자체가 너무 포괄적이어서 지정과 예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며 씁쓸해 했다.

 

순국 선열과 독립유공자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자신이 할 일은 이들에 대한 예우에서 출발한다며 반드시 법을 개정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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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리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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