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중고 기체 개조 운용 46년된 노후 기종
▲비상탈출 왜 못했나= 이번에 추락한 RF-4C 정찰기는 지난 2008년 4월 7일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야산 8부 능선에 추락했던 정찰기와 동일 기종이다.
당시에는 조종사 2명이 비상탈출에 성공,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이번 임실 사건에서는 두 조종사 모두 산화했다.
본보 특별취재반의 추락 현장 취재 결과 정찰기 동체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잔해와 파편이 100여m 가량 흩어져 있을 정도로 기체는 완전히 산산조각난 상태였다.
또 기체가 충돌한 것으로 보이는 현장은 깊이 5m, 너비 20m의 웅덩이가 패였고 반경 50m 정도의 임야가 불에 타 정찰기가 속도와 고도, 방향을 제어하지 못한 채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RF-4C 정찰기 비상낙하산은 조종사의 간단한 조작만으로 자동 사출이 가능하다'는 군 관계자의 설명은 이번 사고가 비상탈출을 시도할 틈도 없이 아주 급박하게 전개됐다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또 이번 사고 정찰기가 이륙(11시50분 수원에서 출발) 후 약 40여분이 지난 뒤 임실군 운암면 상공에서 갑자기 공군의 관제 레이더에서 사라진 점으로 미뤄, 사고 직전 교신할 틈도 없이 참변을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
교신 자체가 없었던 점도 이미 기체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 비상낙하산 사출장치 조작이 불가능했으리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RF-4C 정찰기의 성능은= 추락한 RF-4C 정찰기는 사실 '팬텀'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팬텀인 F-4 전투기를 개조해 만든 정찰기로 제원이나 성능 면에서 F-4 전투기와 매우 유사하며, 제작사는 맥도널드 더글러스다. 사고기는 1964년 4월 생산됐으며, 군은 1990년 8월 중고 기체를 인수, 일부를 개조해 정찰기로 활용해 왔다.
군 당국은 RF-4C 정찰기가 오래된 것은 맞지만 기술이나 성능면에서는 우수한 기종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 지난 2008년 4월 발생한 강원도 평창군 RF-4C 정찰기 추락 원인은 군 당국 합동조사 결과 '정찰기 공중 조작 미숙'에 따른 조종사의 과실로 판명 났었다.
당시 군 당국은 "기체결함은 전혀 없었고 정비도 완벽했으며 신입조종사 훈련 과정에서 성능을 뛰어넘는 무리한 급선회를 하다가 조종불능 상황에 빠져 사고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현재 합동조사반을 편성해 사고 기체의 잔해물을 수거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원비행장 김승진 소령은 "정확한 사고 원인은 기체의 블랙박스, 사고 이전 교신내용, 잔해 등의 분석을 통해 1개월 후에나 그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며 "공군 당국에서 합동조사반을 구성, 현장 등을 정밀 감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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