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 떡볶이…김 모락모락 순대…따끈한 오뎅국물
8일 첫눈이 왔다. 눈 빠지게 눈(雪)을 기다렸더니, 퇴근 무렵이 됐다. 슬슬 허기가 져서 눈썹을 휘날리며 전북대 구정문 앞까지 갔다. 이 일대는 '길거리 간식의 천국'.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랴. 다이어트는 고사하고 길거리 간식의 유혹은 피할 수 없었다.
오후 6시만 되면 노점상들로 그득하다. 오뎅꼬치, 햄버거, 붕어빵, 떡볶이는 이제 고전이 됐다지만, 뭐니 뭐니 해도 고전을 따라올 게 있나.
손님이 많은 노른자 위 길목에서 불황을 이겨내는 이들이 있다. 이영찬 이진례씨(50) 부부의 '대박 아이템'은 깻잎 웰빙 버거'북대리아'. 부부가 점포를 따로 내지 않고 차에서만 오뎅꼬치와 햄버거, 토스트 등만 판 게 벌써 7년 째다. 이 일대에서 '북대리아'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150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두툼한 고기, 계란, 달콤한 소스를 얹은 양배추와 깻잎까지 맛과 영양을 생각해 '싸구려'라는 인식이 달라졌다.
오후 6시만 되면 남편은 전북대 구정문 앞으로 차를 끌고 나온다. 쌀쌀한 겨울밤을 녹이는 군것질 열전은 지금부터 시작. 가판을 펼치자 기다렸다는 듯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우리는 직접 만들어요. 고기도, 소스도. 우리 아저씨가 고깃집 했거든. 사다 쓰면 방부제가 들어가니까. 많이 먹어도 탈나지가 않지."
고기와 깻잎은 찰떡 궁합. 이 집 햄버거는 그래서 감칠맛 난다. 길거리 간식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오뎅. 다시마 국물에 길쭉하거나 넓적한 오뎅을 간장에 살짝 찍어 한 입 베어물면 칼바람도 울고 간다. 오뎅꼬치에 국물 한 잔을 마시면 스산한 몸을 녹이는 데 더할 나위 없는 겨울철 최고의 간식거리.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오뎅국물 덕분에 햄버거를 찾는 사람도 더 많다.
아내는 마트 옆 1평 남짓한 공간에서도 오뎅꼬치와 '북대리아'를 판다. 부부의 '이중생활'이 시작된 것은 1년 됐다. 하지만 아내의 장사는 통 되질 않는다. 6년 넘게 차에서만 팔아왔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 하루 매출은 얼마나 될까. 기자가 물어도 속시원한 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끈질기게 물어보니 하루 햄버거는 300개 이상 팔아야 남는다고 했다.
"요즘 재료값이 너무 비싸졌는데, 가격을 못 올려요.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어. 많이 배불리 먹는 게 '장땡'이지."
떡볶이와 순대에 버금가는 일본의 대표적인 간식 다코야키(일본식 문어빵)도 이 일대에 들어선 지 오래다. 잘게 썰어 넣은 문어와 다양한 맛의 소스가 어우러진 감칠맛이 난다. 길거리 간식에 입은 즐거워지는 대신 포동포동 오른 살로 옷이 작아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할 것. 아무리 '땡겨도' 길거리 간식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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