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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다문화가족 요리 경연대회' 태국 출신 섬 씨엥 라오·진따나 씨

"밑반찬부터 잔칫상까지 한국 요리 섭렵했죠"

"맛있고 몸에도 좋은 음식 드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굵은 비가 추적추적 내린 13일 오후 전북도청 광장은 맛있는 향기로 가득했다.

 

전라북도와 KBS전주방송총국이 함께 하는 다문화가족 요리 경연대회가 열렸기 때문.

 

궂은 날씨에도 도내 각지에서 모인 다문화가족 '대표 요리사'들은 본국 요리를 먹음직스럽게 만들어내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태국에서 온 섬 씨엥 라오씨(38·고창군 흥덕면)와 진따나(33·고창군 신림면)씨도 긴장된 표정으로 여느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저희는 오늘 '쌍카야 팍통(Sangkhaya Fakthong)'이라는 태국의 디저트를 보여 드릴 거예요. 단호박 속을 긁어내고 그 안에 달걀을 넣고 쪄내는 요리죠. 간단하지만 달걀의 부드러운 맛과 아름다운 색까지 더해져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거든요."

 

요리법에 대해 더듬더듬이지만 제법 정확한 발음으로 설명하는 진따나씨.

 

시금치며 적양배추, 당근 등을 총총 썰어 접시에 옮겨 담고 넓직한 쟁반에 파슬리와 각종 채소를 올려 장식하는 손끝이 야무졌다.

 

결혼하면서 6년 전 한국에 온 그는 벌써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김장까지 거뜬히 해내는 '억척 아줌마'가 되어 있었다. 라오씨도 2년 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고창에서 알콩달콩 신혼 살림을 꾸렸다.

 

"지금이야 천생 한국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죠. 음식도 문화도 다 좋아요. 처음에는 말을 하지 못하니까 어려운 일이 많았거든요. 우연히 다문화지원센터를 다니게 되면서 친구도 만나고 공부도 하면서 즐겁게 살아요. 저희처럼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서로 의지하며 지내니까요."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마치 자매처럼 닮은 두 사람은 이제는 한국이 고향처럼 따뜻하고 포근하기까지 하다며 벅찬 듯 눈물을 글썽였다.

 

달걀을 품은 단호박이 샛노랗게 익으며 찜통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피어올랐다.

 

뚜껑을 열어 보던 라오씨는 "예쁘고 맛있게 만들어 1등까지 하면 좋겠지만 다른 팀들이 워낙 대단해서 잘 모르겠어요"라면서도 "당근의 붉은 빛이 섞여 달걀이 정말 예쁘게 부풀었다"며 깡총깡총 뛰었다.

 

태국에서도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는 진따나씨와 라오씨는 이제 밑반찬부터 잔칫상까지 뚝딱 만들어낼 만큼 많은 한국 요리를 섭렵했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가장 좋은게 무엇이냐고 묻자 "한국에 살아서 좋고 맛집과 멋집이 많은 전라북도에 살게 돼 더 좋다"며 꺄르르 웃는 이들의 작은 행복이 오래오래 계속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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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리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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