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11이란 숫자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2011년도 느낌이 좋습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이자 대표팀 맏형인 이규혁(33.서울시청)이 신묘년 새해에도 선전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규혁은 13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린 대표 선수 훈련 개시식에 참석해 선수 대표 선서를 맡았다.
국가대표 경력만 20년에 이르지만 훈련 개시식 선서를 맡은 것은 처음이라는 이규혁은 "대표로 선서를 하니 더 나이가 많은 것처럼 비치는 것 같다"고 쑥스럽게 웃으며 "오랜 경력을 인정해 대표로 선택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규혁은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버리고 2010~2011시즌에도 굳건히 태극 마크를 달고 뛰면서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일 태릉에서 열린 회장배 전국남녀 빙상경기대회에서도 남자 500m 금메달을 따는 등 올해도 출발이 좋다.
이규혁은 "생각보다 올림픽 이후 슬럼프를 빨리 극복한 것 같다. 성적이 계속 향상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숫자 1이 최고를 뜻하기 때문에 예전부터 11을 좋아했다. 경기 전에 항상 11시11분 시계를 보는 등 11과 얽힌 징크스도 있다"고 소개한 이규혁은 "그래서 2011년에도 느낌이 좋다"고 새해에도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2011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2010년이라 조금 모자랐던 것 같다"고 환한 표정으로 농담을 던지는 이규혁의 표정에서 더는 지난해 아픔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올해도 이규혁은 한국 스포츠의 국제대회 '금메달 사냥' 선봉에 선다.
오는 22~23일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프린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곧장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가 동계아시안게임에 나선다.
이규혁은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면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내 주종목인 1,000m가 제외돼 나보다는 후배들이 잘해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올림픽 다음으로 큰 대회인 린트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밝혔다.
대표팀의 훈련 상황도 살짝 공개했다. 이규혁은 "최근 후배들이 부상을 겪었지만 그건 모두가 조금씩 겪으면서 극복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모태범은 이제 다 나았다. 시합을 많이 못 뛴 것은 불안한 점이지만 최근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 이상화는 스케이터에게 중요한 발목을 다친 만큼 세계선수권대회는 포기하고 충분히 회복한 다음에 동계아시안게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계아시안게임은 올림픽 이후 처음 나서는 종합대회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둘 것 같은데 '나태해졌다'거나 '소홀해졌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이규혁은 끝으로 "그동안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대회에 나서다 보니 오히려 긴장했던 것 같다. 이제는 정말 언제든 마지막이 될 수 있기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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