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수업으로 인정받아야죠"
"수업은 교사의 생명입니다. 교사는 무엇보다 수업으로 말하고 수업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후배 교사들이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자신의 수업을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공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동복 완주교육장이 23일 오전 10시 30분 완주 봉서초등학교 강당에서 이 학교 6학년 29명을 대상으로 정년퇴임 기념 공개수업을 가졌다. 학부모를 비롯 교사·교육 관계자·취재기자 등 2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수업은 1시간 동안 진행됐다.
41년간 교육계에 몸담았고, 수업을 안한지 21년이 되었지만 김 교육장은 "이달말에 천직으로 여겼던 교직을 떠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 공교육 불신과 교권 추락은 교사들로부터 비롯됐다는 뼈아픈 자성이다. 유능한 인재들이 교사가 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경쟁없는 무풍지대에 안주해 매너리즘에 빠짐으로써 경력이 쌓일수록 수업 전문성과 반비례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0년 이상 녹슨 수업기술로 굳이 수업을 하는 것은 명품수업이 아니라, 오히려 교육장이 미흡한 수업을 보여줌으로써 선생님들이 자기수업 공개에 자신감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수업공개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장은 이날 '미술과 학습'으로 수업을 하면서 "정년퇴임 기념인데 어떤 내용으로 할지 많이 고민했다. 학생들에게 창의성을 심어주기 위해 적합한 과목을 찾다가 미술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강당에서 많은 어른들이 수업을 참관해 학생들이 긴장하자 김 교육장은 학생들과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마음의 간격을 좁히고 긴장을 풀었다. 학생들에게 자주 질문하며 대답을 잘하면 꼭 칭찬한 김 교육장은 "가위만을 사용해 도화지를 어떻게 하면 높이 세울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의 사고능력·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교실은 정답을 받아 배우는 곳이 아닙니다. 엉뚱해도, 황당무계 하더라도 자기나름의 생각을 바탕으로 정답을 만드는 곳입니다"
지난 4년간 자비를 들여 방학 때마다 일본 수업기술 연수를 다녀왔다며 "일본에서 수업의 명인들은 퇴직 교장이 많다. 일본은 경력이 쌓이고 직위가 올라갈수록 교육본질에 충실해 수업전문성 신장에 최선을 다한다. 우리 교육풍토와는 정반대인 셈"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수업을 마치고 꽃다발 증정과 기념사진 촬영 때 김 교육장은 평생 몸바친 교단의 소회가 밀려오는 듯, 아쉬움이 짙게 배어 나오는 눈시울을 적셨다.
김 교육장은 "정년퇴임 이후에는 수업의 품질 향상을 연구하고 수업 공개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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