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국립예술협회 살롱전 참여…불화 수행 10년, 해외에서 주목받다
고창군 대산면 출신이자 대한민국서예람회 초대작가인 김영돈씨(65)는 불화장(佛畵匠)이다. 불교의 철학적 이념과 교리를 묘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불화작가를 말한다. 오랫동안 불교에 심취해온 김 작가는 신심에서 비롯된 불교철학을 속세에 전파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김 작가는 독학으로 불화를 익혔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어린 시절부터 한학을 공부했던 그는 불교와 인연을 맺은 뒤에는 자연스럽게 법화경·금강경·유마경 등 경전을 읽는데 공력을 들였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경(寫經·불교경전의 내용을 필사하는 일)에 매진했고, 한발 더 나아가 불화에 입문하면서 본격적으로 예술혼을 불사르게 됐다.
그는 "젊은 시절에 고향을 떠나 서울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갖은 풍상을 겪었다"면서 "지난한 인생을 살면서 더욱 한학과 불교에 정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사경에 매달릴수록 '뭔가 다른게 없을까'라는 궁금증이 커졌고, 이에 대한 해답으로 불화를 배우게 됐다"면서 "지난 2000년초부터 본격적으로 불화에 입문했다"고 말했다.
"입문초기만 해도 오랜 수소문에도 불구하고 불화를 배울 수 있는 마땅한 선배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혼자서 불화를 익히게 됐어요. 무엇보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금어(金魚·불화를 그리는 승려)를 찾아 가르침을 받으면서 조금씩 불화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그는 10여년의 불화수행을 앞세워 중견불화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지난해 연말에는 프랑스를 찾아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12월 16일부터 4일간 루브르박물관 카루젤 르 노트르홀에서 '프랑스국립예술협회 살롱전 2010(SNBA 2010)'에 참여한 것. 해마다 12월에 프랑스 대통령의 후원으로 개최되는 SNBA 살롱전은 전세계 미술·조각·판화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행사로 알려져 있다.
SNBA 2010의 경우 한국을 비롯해 일본·중국·인도·브라질·스페인·캐나다·영국 등 8개국에서 700여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그도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당시 그는 지장보살이나 관음보살 등에 삽입한 사경작품 7점을 선보이면서 '여러 필체를 두루 섭렵한 탄탄한 기반 위에 구도자적 연찬과 정진이 엿보인다'는 평가를 얻었다.
그는 "오랜 공력의 결과가 프랑스 전시회를 잉태한 것같다"면서 "앞으로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불심수행에 매진하라는 회초리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화 한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1년이 꼬박 걸릴 때도 많을 만큼 불화를 그리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다"면서도 "지난한 고행을 통해 불심을 쌓는다는 생각에 육체적 고통을 잊었다"고 말했다.
"불화를 그리려면 잠시도 쉬지않고 바닥에 엎드려 작업을 해야 합니다.일어서서 작업할 때보다 허리나 무릎 등의 통증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불화에 빠져들수록 정신이 맑아졌고, 이를 디딤돌삼아 육체적 시름을 잊고 더욱 불화공부에 집중하게 됐었죠"
그는 올 연말께 다시 프랑스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전시회에서는 더 진일보한 작품을 전시하겠다며 막바지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전북출신이라는 자부심을 잊은 적이 없다"는 작가는 "여건이 허락한다면 지역의 불교미술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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