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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H 일괄이전 땐 평가기준 적용 결정해야

어제 한나라당이 전주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었지만 도민 관심 사안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어 실망만 안겨주었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작년 전북 방문 때 "LH가 전북에 올 수 있도록 하겠다. 경남 쪽에서 욕해도 상관없다"고까지 했었고, 정운천 최고위원은 일괄이전을 도지사 선거공약으로 내걸었었다. 그렇다면 가타부타 말을 했어야 하지 않겠는가.

 

김완주 지사는 이날 LH 분산배치의 당위성을 주장했지만 정운천 최고위원은 오히려 "현안이 LH 밖에 없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아무리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일 망정 이해되지 않는 태도다.

 

LH 이전은 지금 전북의 가장 큰 현안이다. 김 지사가 자신에게 주어진 7분 가량의 시간을 LH 이전 하나에 할애한 것도 그만큼 절실하다는 방증이다. 지역에서 회의를 열었다면 공당으로서 당연히 LH 이전에 대해 언급했어야 했다.

 

LH 이전을 놓고 기준도 원칙도 없는 발언이 나오는 것도 문제다.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의 권추호 이념분과위원은 오는 30일 경남 진주에서 열리는 한 시민포럼에서 "LH를 경남에 배치하고, 대신 전북에는 공산품유통공사를 설립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라고 한다.

 

LH를 경남에 일괄 배치하자는 것인데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제안이다. 공산품유통공사라는 기구가 과연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언제 어떤 규모로 발족시킬 것인 지 등에 대한 논의도 없이 한쪽에 편드는 듯한 제안을 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다.

 

만약 이 기구 설립이 필요하다면 이 기구를 경남에, LH를 전북에 배치하자고 주장하는 건 보아줄만 하다. 좀 더 낙후된 곳에 큰 규모의 조직을 배치하는 것이 혁신도시 조성 취지와 맞기 때문이다.

 

김황식 총리와 정종환 장관, 이방호 지방분권촉진위원장 등이 일괄이전을 거론했지만 과학적인 근거를 댄 적은 없다. 원칙도 기준도 없이 일괄이전을 주장하는 건 혼란만 부채질할 뿐이다.

 

LH 이전은 정부가 제시한 분산배치 방침을 따르되, 일괄이전이 효율적이라면 합리적인 평가기준을 만들어 어디가 적지인지 가려 배치해야 옳다. 정책 결정에 공정한 절차를 갖추는 건 기본이다.

 

그렇지 못하면 어느 한 쪽의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도 안전성· 접근성· 경제성 등 평가기준을 적용해 결정할 예정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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