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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잘 가르치는 대학 - 조상진

지방대학을 낮춰 부르는 속어로 '지잡대'란 말이 있다. '지방에 있는 잡스런 대학'이란 뜻이다. 서울 중심 사고의 극치를 보여주는 듯해 안타깝다. 유난히 심한 우리의 학벌주의 산물이 아닐까 한다.

 

어쨌든 우리 사회는 공공연히 대학에 서열을 매겨왔다. 소위 SKY대를 비롯 in 서울 대학, 지방국립대, 지잡대 등이 그것이다. 지방대도 의약계열을 제외하기도 한다.

 

이같은 병폐는 그동안 대학들의 '잘 뽑기 경쟁'과 무관치 않다. 우수학생을 유치해 유명세를 유지해 온 것이다. 실제는 '잘 가르치는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 점을 소홀히 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중 하나가'학부교육 선진화사업'이다. 교육역량 강화사업과 함께 학부교육을 살려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교과부는 전국 4년제 199개 대학의 10%에 해당하는 20개 대학을 선정, 대학마다 한해 30억 원씩 4년 동안 120억 원을 지원한다.

 

2010년에 11개 대학을 선정했다. 그리고 올해 9개 대학을 더 선정한다. 지난 해 선정된 대학은 수도권에 가톨릭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등 4개, 지방에 신라대 건양대 대구가톨릭대 세명대 울산대 한동대 한림대 등 7개다. 문제는 호남권 대학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지역균형 차원에서 이번에는 전북과 광주·전남에 각 1개씩 선정됐으면 한다.

 

그러나 지방대학도 분발해야 한다. 특히 교수들의 노력이 요구된다.

 

좋은 예가 있다. 일본의 경우다. 일본은 도쿄대학을 포함해 예전으로 치면 전국에 7개의 제국대학이 있다. 이 중 6개가 전북대와 같은 지방거점 국립대다. 이들 6개 대학 중 3개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2008년의 경우 나고야 대학에서 3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물리학상을 받은 2명의 교수는 토종 나고야대 출신이다. 학부와 석·박사를 나고야대에서 했다. 해외에는 한번도 나가 본 적이 없다.

 

국내의 경우도 잘 알려지지 않는 대학이 기초학력증진실을 운영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 물리 화학을 전담교수 3명이 맡아 밤 10시까지 연구실에 상주하며 지도한다. 하루 100여 명의 학생이 찾는다.

 

지방대학이 경쟁력을 길러 불명예스런 '지잡대'란 말이 사라졌으면 한다. 그 선봉에 교수들이 서야 한다.

 

/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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