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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H 이전, 전략과 전술에서도 완패했다

전북과 경남이 경쟁을 벌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지는 일괄이전을 요구한 경남 진주로 결정됐다. 동남권신공항 무산에 따른 경남지역 여론 무마와 내년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결정된 정책적 판단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다. 약속을 파기하고 원칙과 신뢰를 깨뜨린 정부 처사는 두고두고 비판받을 것이다.

 

이런 외부 요인과 함께 전북의 내부 역량에 대한 비판도 도마에 올라 있다. 이른바 전술전략에서 완패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이전 전략이 애당초 잘못됐고 전술 또한 흐리멍텅하기 짝이 없었다.

 

LH는 2009년 10월1일 통합 출범했다. 그런데 불과 한달 뒤 성안된 전북도의 방침은 분산배치였다. 관련 법을 개정해 통합시킨 조직을 다시 쪼개라는 게 말이 되는가. 정부가 분산배치를 요구했다는 게 전북도의 주장이지만 그런 순치된 논리로는 대항할 수 없다.

 

만일 정부 방침을 따르는 게 순리였다고 강변한다면 일괄이전 결정도 정부 방침이기 때문에 그대로 수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또 경남은 정부 방침을 거스르면서 왜 일괄이전을 고집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할 것이다.

 

전북도는 과연 의견수렴은 했는지 등 어떤 과정을 거쳐 분산배치를 도의 입장으로 결정했는지 밝혀야 한다. 도의회는 이와관련해 분산배치 방침을 보고만 받았다며 그 당시 면밀히 살피지 못한 것을 책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취약한 대응능력도 문제다.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 일괄이전 방침을 드러냈다. 작년 9월 정종환 국토부장관이 그랬고 두달 뒤 최규성 국회의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고도 올해 4월4일에야 민주당이 분산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했으니 무려 6개월간을 무대응한 채 허비했다. 긴가민가 하다, 설마 하다 당한 꼴이 됐다.

 

전북은 LH 이전업무를 진행하는 동안 정보력 부재와 위기상황에 대한 안일한 대처, 정치력의 한계 등 총체적 부실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중요한 정보를 언론을 통해서야 알았고, 뒷북치기 일쑤였다. 정부 방침이 일괄배치라는 것도 지난 3월에야 파악했다. 이때부터 부랴부랴 국회 앞 집회, 삭발 등의 액션을 취했다. 버스 떠난 뒤 손 든 격이다.

 

전북은 지금 상실감과 후유증이 크다. 얼렁뚱땅 넘어가선 안된다. 분위기 전환을 위한 일대 쇄신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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