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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료의원에 재갈물린 도의회 정신차려라

그제 도의회에서 웃기는 일이 벌어졌다. 오은미 의원(민노당=순창)이 집행부를 상대로 긴급 현안질문을 하려 했지만 동료 의원들에 의해 좌절된 '사건'이 발생했다.

 

질문 기회를 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이 투표를 한 것도 신기하고 투표결과(반대 24, 찬성 13, 기권 2)가 부결로 나온 것 역시 희한하다. 이런 꼴은 91년 도의회 부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발언기회 봉쇄도 문제지만 핵심은 무슨 내용을 질의하려 했길래 재갈을 물렸을까에 있다. 오 의원은 LH유치와 관련 △수억원에 달하는 예산 집행내역 △지사 측근과 행사기획사의 연관성 및 일감 몰아주기 의혹 △부적절 집행예산 환수 여부 △LH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론 등을 거론하려 했다.

 

또 삼성 MOU체결과 관련해 △10년 뒤의 불투명한 투자계획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이유 △MOU내용 공개 △홍보현수막의 불법 게첨과 시군 강제할당 및 예산의 강제 배분 △LH와 삼성 빅딜설이 확인될 경우 지사직 사퇴 여부 등을 따지려 했다.

 

아울러 얼마전 참여자치시민연대가 언급한 낡은 리더십과 토호세력 발호, 무책임한 정당과 시민사회, 사이비언론 혁신에 대한 의지를 묻고 지사의 이벤트정치와 현수막정치가 도민을 현혹시킨다며 이에 대한 김완주 지사의 입장을 들으려 했다.

 

집행부나 김 지사에게는 껄끄러운 사안들일 수 있다. 도 간부가 오 의원한테 "질의하지 않는다면 순창 지역구 예산을 챙겨주겠다"며 회유한 데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전북도 예산 및 정책과 관련이 있고, 도민 관심이 집중된 중요 사안이다.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다고 했던가. 집행부 고민을 동료 의원들이 대신 해소시켰으니 도의회가 집행부를 감싸고 돈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생겼다. 감시 견제기능이 본분인 도의회로서는 해서는 안될 일을 한 것이다. 이번 일은 두고두고 역사에 치욕으로 남을 것이다.

 

도의회가 집행부한테 알아서 긴다는 말이 시중에 팽배하다. 도의회는 정신차려야 한다. '강한 의회'를 만들고 '할 말은 하고 따질 것은 따지겠다'던 김호서 도의회 의장은 무얼 하고 있는가. 부끄러운 줄 알라.

 

오 의원은 "설마 했는데 역시…"라며 의회 내부의 장벽이 너무 높다고 했다. 도민들이 지켜보고 있으니까 오 의원은 실망하지 말고 힘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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