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와 전북 정치권이 토지주택공사(LH) 후속대책을 놓고 회동했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LH를 통째로 뺏기고도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전북의 입장이 딱하다. 실은 LH 발표 이전 물밑 접촉을 통해 받아낼 것을 받아냈어야 했다.
그런 전술 전략도 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밀다가 이젠 칼날 위에 서 있는 꼴이 된 것이다. 머리가 없고 전술 전략이 허술한 탓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꼴이다.
김완주 지사와 국회의원 4명이 김 총리한테 요구한 것은 다섯가지다. △지방세 보전 차원의 대규모 산업단지(660만㎡) 조성 △부족 인원을 보완하기 위한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이전 △혁신도시의 LH 유휴부지에 국제규모의 컨벤션센터(5만1000㎡)나 호텔, 프로야구 전용경기장(5만㎡) 건립 △새만금개발 전담기구 설치 △새만금 특별회계 설치가 그것이다.
이 요구사항은 이미 다 드러나 있고 총리실에서도 모두 파악하고 있는 사안이다. 그렇다면 김 총리와 전북 정치권이 회동한 자리에서는 뭔가 갈래가 확실히 타졌어야 했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이러이러한 것을, 중장기적으로는 저러저러한 것을 실행하거나 보장하는 등의 적극적이고 가시적인 조치가 나왔어야 했다.
총리실에서 차 한잔 마시고 사진이나 찍고, 소득도 없이 이미 다 드러난 사안을 전달하는 것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는 없다. 시간 낭비다. 그럴 시간 있으면 채소 갈아엎는 농민, 생산비도 건지지 못해 울상인 축산농가, 행선지도 달지 않고 운행하는 시내버스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교통약자 등 현장을 찾는 게 생산적일 것이다.
뒤늦게나마 실리를 챙기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실리는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타이밍이 맞아야 하고 힘이 있어야 한다. 모두 정치력과 관련된 문제다. 그런 점에서 그제 회동은 낙제점이다.
김 총리의 언급은 "전북에 꼭 필요한 사업부터 우선 관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한 것이 전부다. 실망스럽다. 사실 5개 요구사항은 전북에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의례적· 관행적 수사에 그쳤다.
LH를 뺐긴 박탈감, 새만금이 국책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적극성을 띠어야 옳다. 김 총리가 그런 식으로 얼버무릴 일은 아니다. 김 지사와 정치권은 요구사항이 관철될 수 있도록 머리를 쓰고 신발끈을 졸라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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